증조 할아버지부터 4대에 걸친 ‘등대지기 공무원’ 가족이 탄생했다.
부산해양수산청은 해양수산부 기술직 공무원 시험에 최종 합격한 김성언(27)씨가 최근 마산해양수산청 주무관으로 임용됐다고 24일 밝혔다. 김씨는 증조할아버지와 할아버지, 아버지에 이어 항로표지 관리원이 됐다.
항로표지란 선박의 안전 운항에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등대·등부표 등의 해양 안전시설을 일컫는다. 해수부에서는 등대 등을 관리하는 해양교통기술직 공무원을 별도로 뽑는다.
김 주무관의 아버지인 김대현 주무관(57)은 1987년 임용돼 현재 부산지방해양수산청에서 항로표지 공무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할아버지인 고 김창웅 주무관은 1967년부터 30년간 경남지역에서 등대 관리 업무를 맡았다. 증조할아버지인 고 김도수 주무관은 해방 직후인 지난 1946년부터 26년간 등대 관리 업무를 수행했다.
김 주무관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증조할아버지의 근무 기간을 합치면 92년에 달한다. 앞으로 김 주무관이 근무할 기간까지 고려하면 한 가족 4대에 걸친 등대 근무 기간은 100년이 넘을 전망이다.
김 주무관은 “증조부 때부터 시작된 항로표지 업무를 4대째 이어갈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인 김 주무관도 “거친 현장이지만 선박 안전 운항에 도움이 된다는 사명감으로 3대째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4대인 아들도 의미 있는 일을 함께할 수 있게 돼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강도형 해양수산부 장관은 “4대에 걸쳐 최일선에서 안전한 바다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 주시는 김성언 주무관 가족들께 장관으로서 매우 든든하고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부산=윤일선 기자 news82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