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부동산 재벌이 설립… 친분 있는 트럼프, 행사 주최하기도

입력 2024-03-25 04:09
22일(현지시간) 모스크바의 서쪽 외곽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상공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다. 타스연합뉴스

총격 테러가 벌어진 러시아 모스크바 북서부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은 부동산 재벌 아라스 아갈라로프가 설립해 2009년 개관한 공연장이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크로커스 시티홀은 아갈라로프 모국인 아제르바이잔의 유명 가수 무슬림 마고마예프를 기념하기 위해 건립됐다. 공연장은 최대 73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이며, 대규모 상점·식당가도 갖춰 복합 쇼핑몰에 가깝다.

모스크바 외곽에 있지만 지하철·순환도로의 접근성이 좋아 주말이면 수많은 인파가 몰린다. 에릭 클랩튼, 두아 리파 같은 세계적 스타들도 이곳에서 공연했다. 테러 당일인 지난 22일에는 러시아 록그룹 ‘피크닉’의 공연이 예정돼 있었다.

아갈라로프는 2015년 미 경제지 포브스가 러시아 내 51위 부자로 꼽은 올리가르히(신흥재벌) 중 한 명이다. 그는 모스크바에 ‘트럼프 타워’ 건설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친분을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부동산 사업가 시절인 2013년 크로커스 시티홀에서 미스 유니버스 대회를 열기도 했다. 그가 승리한 2016년 미 대선에서 러시아 개입 의혹이 불거졌을 때 아갈라로프는 연루자 중 하나로 지목됐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