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민주주의 위기” vs 이재명 “新한일전”… 중원대전

입력 2024-03-23 04:03
여야 대표가 22일 일제히 충청 지역을 찾아 ‘중원 표심’을 공략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시민들을 상대로 연설하고 있다. 한 위원장 옆은 당진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정용선 후보. 비슷한 시간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충남 서산시 동부전통시장을 찾아 이 지역에 출마하는 민주당 조한기 후보를 소개하면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오른쪽 사진). 연합뉴스

4·10 총선 후보등록 마감일인 22일 여야 대표는 충청 지역을 찾아 ‘중원 민심’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의 약진과 관련해 ‘민주주의 위기’를 강조하며 국민의힘 지지를 호소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번 총선을 ‘신(新) 한·일전’으로 규정하며 정권 심판론을 한층 끌어올렸다.

한 위원장은 이날 충남 보령에서 열린 장동혁 사무총장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해 이 대표의 잇따른 재판 불출석을 거론하면서 “이분들이 다수당이 되면 앞으로는 (이 대표가) 법원에 나가겠냐. 사법 시스템을 존중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가 무너지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 위원장은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2심까지 유죄를 선고받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민주당의 비례대표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에 참여하는 옛 통합진보당 인사들을 향해서도 “죄를 저지르고 유죄 판결을 받고서도 정치의 목적을 사법 시스템에 복수하는 것이라고 대놓고 천명한다. 이들을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충남 당진 전통시장에선 민주당 인사들의 잇따른 ‘탄핵’ 시사 발언을 언급하며 “민주당이 민생을 챙기는 방법은 탄핵밖에 없다. 탄핵으로 어떻게 민생이 챙겨지냐”고 지적했다. 보수층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같은 날 충남 서산 동부시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 나라엔 아직도 청산되지 않은 친일 잔재가 너무 많다. 이번 선거는 ‘신 한·일전’일 수도 있다”고 했다. 이 지역의 현역인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이 이달 초에 지역구 행사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육성 사례로 언급해 논란을 빚었던 걸 재차 꼬집은 것이다. 또한 이 대표는 고물가, 재정적자 등을 언급하며 “민생 외면, 경제 파탄에도 이 정부는 참으로 뻔뻔하다. 국민 여러분이 심판해 달라”고 촉구했다.

선거전이 뜨거워지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이날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에 추가로 총선 공천에서 탈락한 지역구 의원 5명(김병욱·김영식·김용판·김희곤·이주환 의원)을 보냈다. 앞서 국민의미래로 당적을 옮긴 비례대표 8명까지 더해 국민의미래 현역 의원은 모두 13명이 됐다. 이에 따라 국민의미래는 민주당(기호 1번), 국민의힘(기호 2번), 더불어민주연합(현역 14명·기호 3번)에 이어 ‘기호 4번’을 확보했다. 현역 의원이 6명인 녹색정의당은 기호 5번을, 현역이 각각 5명, 4명인 새로운미래와 개혁신당이 각각 6번, 7번을 받았다.

국민의힘이 후보등록 마지막 날에 지역구 의원의 당적 변경을 추진한 걸 두고 당 지도부가 ‘5명 이상 지역구 국회의원을 가졌거나 직전 대통령선거, 비례대표 국회의원선거 등에서 전국 유효투표 총수의 3%를 득표한 정당에 기호를 우선 부여한다’는 공직선거법 규정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장 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순번을 받는 마지막 날 (다른 당의 의석수) 변동 가능성까지 고려해 (의원들의 당적 이동을) 급박하게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종선 이택현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