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티아스 바이틀(사진) 벤츠코리아 사장은 20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 주최로 서울에서 진행한 국내 언론과의 첫 인터뷰에서 “고금리 등 여파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지만, 하반기에는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바이틀 대표는 지난해 9월 벤츠코리아 대표이사로 부임했다. 직전에는 메르세데스 미, 디지털 서비스 및 이커머스 부문 총괄을 담당했다.
바이틀 사장은 “한국 같은 경우는 주택 시장이 주춤하면 사람들이 지갑을 닫는 경향이 있다”며 “하반기부터는 금리가 본격적으로 인하되고 주택시장이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했다. 실제 국내 수입차 시장엔 찬바람이 불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 1~2월 2만9320대를 파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3만7844대 대비 22.5% 줄어든 실적이다. 그는 “수입차는 고가차량이 많고, 국내 브랜드에 대비해 가격대가 높아 (경기 침체시) 수입차 시장은 축소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벤츠 중형 세단 E클래스가 1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나라다. 한국이 벤츠의 4대 시장으로 부상하면서 벤츠 코리아 대표는 본사 승진에 있어 필수 코스로 전해진다. 하지만 벤츠는 지난해 국내 판매량이 경쟁사인 BMW에 밀리면서 8년 만에 수입차 최강자 자리에서 내려왔다. 그의 부담이 더 큰 상황이다.
바이틀 사장은 한국 시장에 대해 “굉장히 매력적인 시장이지만, 워낙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긴밀하고 민첩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일례로 ‘경유 왕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경유차가 판매가 많았던 한국에서 경유차 판매 수치가 급감한 것을 언급했다. 이어 “변화에 빠르게 대응해야 하고, 제대로 된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해 많은 것을 배우고 경험할 수 있다”고 했다.
최근 실적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홍해 수에즈 운하 사태에 대해서는 “실제 3월 말부터 4월까지 많은 차가 들어오면 (판매가) 어느 정도 정상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7년간 지켜오던 수입차 왕좌 탈환이 목표인가하는 질문에는 “사실상 1등이 되는 것이 우리의 전략은 아니다”며 “우리가 집중하는 것은 더 좋은 고객 경험과 훌륭한 제품을 제공해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라고 답했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한국에서 전기차 모델 판매를 확대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올해 EQA, EQB 등 기존 출시 차종 부분변경 모델을 새롭게 선보인다. 마이바흐 EQS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클래스 전동화 모델 등 최상위 전기차도 출시한다. 마이바흐는 올해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옛 SM엔터테인먼트 사옥 부지에 세계 최초로 ‘메르세데스-마이바흐 브랜드 센터’도 연다. 그는 바이틀 사장은 “한국 고객은 뛰어난 안목을 갖고 있고, 품질을 중시한다. 이런 점이 벤츠가 표방하는 가치와 잘 들어맞는다”고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