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선거는 물론 비례대표 선거도 민주당을 찍어 달라는 ‘더불어 몰빵’을 외치고 있다. 조국혁신당의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 슬로건에 대한 맞불 성격이다.
민주당의 스탠스 변화는 오는 4·10 총선에서 제1당이 되더라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 향후 정국에서 조국혁신당에 끌려다닐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으로 분석된다.
민주당 지도부 의원은 21일 “민주당이 단독으로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등 야권 연합이 과반을 확보하는 것도 나쁜 결과가 아니지만 이 경우 중대한 결정을 해야 할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의 눈치를 보거나 휘둘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당초 민주당은 조국혁신당의 돌풍을 반기는 모양새였다. 조국혁신당이 윤석열정부에 대해 독한 주장을 내놓으면서 민주당의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정부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1석 2조’ 효과를 거두는 것처럼 보였다. 또 민주당 입장에서는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을 찍기 위해 투표장에 나온 유권자들이 지역구 선거에서는 민주당을 찍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조국혁신당의 기세가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위협할 정도로 매서워지자 민주당은 궤도 수정에 나선 것이다. 그런 고민 끝에 나온 결과물이 ‘더불어 몰빵론’이다.
다른 지도부 의원은 “총선 이후 조국혁신당의 강경한 목소리가 커질 경우 중도층이 등을 돌릴 가능성이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통해 안정적으로 정국을 이끌 힘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상황을 의식한 듯 이재명 대표는 이날 광주를 찾아 “민주당이 과반수를 독자적으로 해야 한다”며 “그래야 신속한 의사결정, 강력한 입법 추진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는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한 뒤 ‘이 대표가 거리를 둔다는 얘기가 있다’는 지적에 “더불어민주연합과 조국혁신당 사이에 일정한 긴장이 발생한 건 사실”이라며 “국민이 두 정당 후보를 보고 판단하시면 되는 문제”라고 말했다.
한편 김민석 선대위 상황실장은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부 후보들이 유세장에서 ‘200석’ 등을 언급한 데 대해 “정치인이 고개를 드는 순간 어려워진다고 하는 것을 우리가 잘 알고 있고 이것이 당의 자세이기도 하다”고 경고했다. 그에 앞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오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민주진보개혁 세력이 약진해 200석을 만든다면 윤석열 대통령 탄핵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영선 이동환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