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서울 오피스빌딩 거래가 1년 전보다 15배 늘었지만 거래액은 40%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은 서울에서 유일하게 거래량과 거래액이 모두 감소했다. 그만큼 시장 심리가 불안정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빅데이터 기반 상업용 부동산 전문기업 부동산플래닛이 21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올해 1월 서울 오피스빌딩 거래는 16건으로 전월 12건 대비 33.3% 증가했다. 월간 거래량이 1건에 그친 지난해 1월보다는 15배 늘어난 숫자다.
오피스빌딩 거래량은 지난해 1월과 2월(2건) 바닥을 친 뒤 3월부터 8개월간 6~9건 사이를 오르내렸다. 지난해 10월 7건에서 11월 9건으로 늘어나고는 올해 1월까지 석 달째 증가세를 이어갔다. 지난해 12월에는 12건으로 올라섰는데 거래량이 10건을 넘기기는 2022년 7월 13건 이후 17개월 만이었다.
눈에 띄는 건 거래액 증가를 동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올해 서울 오피스빌딩 거래액은 1952억원으로 전월(3365억원)보다 42.0% 줄었다. 월간 거래량이 조사 기간인 2018년 이래 최저였던 지난해 1월(3080억원)과 비교해도 36.6% 적다.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빌딩 위주로 거래가 이뤄졌다는 얘기다.
전체 4개 상업권역별 거래량은 강남·서초구를 지칭하는 강남상업지구(GBD)가 지난해 12월 5건에서 올해 1월 3건으로 40.0% 줄었다. 종로·중구를 묶는 중앙상업지구(CBD)는 같은 기간 월별 3건을 유지했고, 영등포·마포구를 아우르는 여의도상업지구(YBD)는 2건에서 3건으로 늘었다. 나머지 지역(ETC)은 2건에서 7건으로 2.5배 증가했다.
올해 권역별 거래액은 CBD만 늘었다. CBD는 지난해 12월 22억원에서 올해 1월 246억원으로 10배 넘게 늘었다. 서울 오피스빌딩 매매 시장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GBD는 이 기간 1243억원에서 2827억원으로 56.0% 줄었다. YBD는 57억원에서 8억원으로 86.0% 감소했다. ETC는 올해 1월 455억원으로 전월(460억원)과 비슷했다.
올해 1월 서울시내 사무실 거래는 77건으로 지난해 12월(84건)과 비교해 8.3% 줄었다. 거래액은 663억원에서 289억원으로 56.4% 감소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거래량과 거래액이 각각 75.0%, 133.1% 늘었다. 올해 1월 서울 오피스빌딩 평균 공실률은 2.15%로 전월보다 0.09% 포인트 낮아졌다. GBD는 1.49%에서 1.55%로 유일하게 공실이 늘었다.
정수민 부동산플래닛 대표는 “올해 1월 서울 오피스빌딩 시장은 불안정한 시장 상황이 반영된 거래 양상을 보였다”며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와 함께 최근 한국은행이 상반기 금리 인하 가능성에 선을 그은 만큼 당분간 큰 폭의 시장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