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는 지난 19일 카카오톡 내 이모티콘의 작은 크기 버전인 ‘미니 이모티콘’ 3종을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용자들은 카카오가 모처럼 좋은 혜택을 제공한다며 뜨거운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카카오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개인정보 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미니 이모티콘을 증정하면서 카카오가 기재한 ‘이용자 동의 안내문’ 내용이 화근이었다.
카카오는 미니 이모티콘 다운로드에 동의할 경우 ‘이모티콘 및 이모티콘 플러스 관련 마케팅 정보를 카카오톡 인증 전화번호를 통해 문자 메시지로 받는다’고 안내했다. 또 ‘문자 메시지를 수신하고 싶지 않으면 직접 카카오 고객센터로 문의해야 동의를 철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 내용대로라면 미니 이모티콘을 공짜로 받는 대신 이용자들은 카카오 이모티콘 채널을 강제로 구독해야 한다. 동의를 철회하는 방식도 고객센터를 통해야 하고, 광고 문자를 받을 것이란 우려도 컸다. 이용자들은 “이모티콘을 인질로 개인정보를 탈취한다”고 비판했다.
카카오는 ‘부끄러운 실수’라고 해명했다. 과거 아이폰 이용자를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면서 썼던 안내 문구를 실수로 내보냈다는 것이다. 아이폰 운영체제인 iOS의 경우 정책상 문자메시지로만 안내해야 하므로 ‘전화번호’ 등의 문구가 들어갔다는 설명이다. 카카오는 “개인정보를 수집하려는 의도나 실제로 수집하는 정보는 없다”며 “(이전 안내사항은) 운영상의 실수로 잘못 기재됐다. 오해의 소지가 있어 재안내했다”고 밝혔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보기술(IT) 서비스 분야에선 허용하기 어려운 실수라고 평가한다. 법적으로 민감한 개인정보 영역을 허술하게 다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핵심 서비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기본기가 부족한 모습을 보인 것”이라고 말했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