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공식 취임했다. 사외이사 재선임, 보수 한도 100억원 등 국민연금과의 마찰을 일으켰던 안건들도 장 회장 선임 안건과 함께 주주총회를 통과했다. 장 회장은 ‘미래를 여는 소재’라는 새 비전을 공개하며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사업을 ‘쌍두마차’로 표현했다. 앞으로 100일 동안 전국을 돌며 직원들의 목소리를 듣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장 회장을 비롯한 사내이사 선임안, 사외이사 선임안, 2023년 재무제표 승인안, 정관 일부 변경안, 이사 보수 한도 승인안 등을 의결했다.
회장 선임 안건 통과로 ‘장인화 호’는 공식적으로 닻을 올렸다. 포스코그룹은 주총이 끝나자마자 이사회를 열어 장 회장을 임기 3년의 제10대 대표이사 회장으로 확정했다. 회장 취임식은 이날 포항 본사에서 열렸다. 장 회장은 포스코 기술투자본부장, 철강생산본부장, 포스코 대표이사 사장 등을 거쳐 철강, 신사업, 재무, 마케팅 등에 두루 정통한 경영인으로 평가받는다.
유영숙 전 환경부 장관과 권태균 전 조달청장의 사외이사 재선임 안건도 승인됐다. 두 사람은 ‘호화 이사회 논란’과 관련해 배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국민연금이 유일하게 반대했던 이사 보수 한도 안건도 주총을 뚫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는 지난 14일 포스코홀딩스의 100억원 보수 한도가 지나치게 높다며 반대 입장을 낸 바 있다.
장 회장은 주총 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그룹의 새 비전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인류의 가치를 높이는 미래 소재와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 정신으로 더 큰 성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업황 부진으로 지난해 성과가 저조했던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 모두 초일류로 가야 하는 중요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2차전지 소재 사업은 신산업이 흔히 겪는 ‘캐즘(일시적 수요 침체)’을 겪고 있다”며 “철강산업은 침체가 길지 않으리라고 보지만 2차전지는 더 길게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대에 대한 장 회장의 신념은 확고했다. 그는 “이차전지와 전기자동차는 지구의 운명”이라며 “속도에 부침은 있겠지만 (방향성은) 큰 틀에서 흐트러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차전지 소재 사업은 지금까지 포스코가 도전한 신사업 중 가장 잘한 사업”이라며 “무조건 이 사업을 성공시키겠다는 굳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차전지 관련 투자에 대해서도 “시장이 나쁘다고 투자를 하지 않는다는 생각은 아니고 적기에 적절하게 투자하겠다”며 “결코 소홀하지는 않겠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전략 수립 과정에 현장의 목소리를 참고하겠다고도 했다. 그는 “100일 동안 포항, 광양뿐 아니라 여러 사업회사를 돌아다니며 현장 직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일하는지 살펴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