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 주가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이라는 날개를 달고도 날지 못하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신한지주는 전일 대비 950원(1.99%) 상승한 4만88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해 마지막 개장일인 12월 28일(4만150원)과 비교하면 21.54% 상승한 주가다. 이 기간 상승 폭은 당기순이익 규모가 비슷한 KB금융·하나금융지주보다 저조하다. KB금융은 36.41%(5만4100→7만3800원), 하나금융지주는 42.86%(4만3400→6만2000원) 상승했다.
신한지주는 지난해 실적도 준수했다. 지난 4분기 신한지주는 5500억원의 순이익을 내 KB금융(2620억원)과 하나금융(4740억원) 실적을 웃돌았다. 지난 한 해 36%의 총주주 환원율을 달성하면서도 자본 적정성 지표인 보통주 자본 비율(CET1)을 전 분기 대비 0.21% 포인트(12.92→13.13%) 높인 점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상대적으로 주가가 부진한 이유로는 ‘오버행 우려’가 꼽힌다. 오버행은 잠재적인 대규모 주식 매도를 의미한다. 신한금융은 2020년 1조1580억원어치(약 3910만주)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 증자에 나섰는데, 당시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퀴티파트너스와 베어링PEA가 참여해 각각 3.9%, 3.6%의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어피니티는 지난 1월 말과 2월 초 지분 총 2%가량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서 오버행 우려는 일부 해소된 상황이다. 다만 베어링PEA는 아직 3.6%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2019년 한국계 PEF 운용사 IMM PE 몫으로 발행된 3.4%의 전환우선주도 보통주로 전환돼 존재하는 상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PEF 보유 지분은 신한지주 주가가 조금 올랐다 싶으면 언제든 시장에 나올 수 있는 잠재 매물”이라면서 “모두 소진되기 전까지 신한지주는 제값을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욱 기자 real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