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20일 비례대표 순번 재조정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의미래는 전북 출신으로 4선 의원을 지낸 조배숙 전 의원을 당선권인 13번에 전진 배치했다. 또 당직자 출신인 이달희 전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를 17번으로 올렸다.
이번 비례대표 재조정은 국민의힘 안팎에서 호남 출신 인사와 사무처 당직자 등에 대한 안배가 부족했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그러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과 한 위원장 측 간 갈등의 핵심으로 꼽혔던 주기환 전 광주시당 위원장은 비례대표 재조정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한동훈 지도부가 비례대표를 재조정하는 노력을 보였으나 국민의힘 내부 통합 가능성에는 물음표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민의미래는 이날 밤까지 격론 끝에 비례대표 재조정 명단을 확정했다. 당선권인 13번과 17번에 국민의힘 전북도당 위원장을 지낸 조 전 의원과 이 전 부지사를 각각 배치했다. 기존에 13번을 받았던 강세원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실 행정관은 당선권 밖으로 평가되는 21번으로 밀렸다. 사무처 당직자 출신인 임보라 전 당무감사실장도 기존 28번에서 23번으로 순번이 올라갔으나 당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친윤계 핵심이자 국민의힘 공동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또 “당초 국민의힘에서는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이후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뜻을 모았지만, 지도부에서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한 위원장을 겨냥했다.
이 의원은 특히 자신을 겨냥한 ‘월권 논란’에 대해 “저는 공동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어떤 분은 월권 아니냐고 하는데, 그러면 한동훈 위원장도,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 월권이고 모두 다 잘못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 의원은 자신이 비례 후보 명단에 특정 인사를 반영할 것을 요청했고, 이 과정에서 한 위원장과 고성이 오갔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비례대표 선정에 참여하거나, 사적 인연을 갖고 요청한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고성과 삿대질이 오갔다는 식의 왜곡 보도가 난무하고 있다”며 “배후에 누가 있는지 기자들은 잘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이나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장 사무총장을 겨눈 발언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장 사무총장은 이날 공지를 통해 “공천을 마무리하는 시점에 당내 잡음으로 공천 결과 자체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는 건 당원과 국민들이 바라는 일이 아니다”면서 “사무총장인 저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일일이 반박 입장을 내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자창 정우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