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막말이 대선 경쟁의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캠프에서는 그의 거침없는 언변을 막을 장치가 전무한 상황이고, 조 바이든 대통령 캠프는 트럼프의 막말을 부각시키며 온건파 유권자들을 그에게서 떨어뜨리는 전략을 펴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남편인 더그 엠호프는 19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유세에서 트럼프가 민주당을 지지한 유대계 유권자를 비난한 것을 언급하며 “전직 대통령의 발언은 역겹고 유독하며 반유대주의적이다.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유대계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도 “유대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반유대주의의 교과서적인 사례”라고 지적했다.
트럼프는 전날 백악관 보좌관 출신 서배스천 고르카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민주당에 투표한 모든 유대인은 그들의 종교를 싫어한다. 그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것을 싫어한다”고 주장했다. 또 “(그들의 투표로) 이스라엘이 망할 것이기 때문에 스스로 부끄러워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최근 슈머 원내대표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사임을 촉구한 것을 비판하면서 나온 발언이었다.
그러나 친유대계 단체인 반명예훼손연맹은 “유대인이 특정 정당에 투표할 수 있다는 이유로 그들의 종교를 혐오한다고 비난하는 것은 명예훼손이며 명백한 거짓”이라고 비판했다.
트럼프는 지난 16일 오하이오주 유세에선 “내가 선거에서 지면 국가가 피바다가 될 것” “이민자는 사람이 아니다” 등의 막말을 했고, 바이든 캠프는 즉각 이를 선거 영상에 사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네바다주를 방문한 자리에서 트럼프의 이민자 관련 막말을 비난하며 “우리는 이민자들의 나라”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 추격세도 이어졌다. 영국 시사지 이코노미스트가 미 대선 여론조사 평균값 추이를 분석한 결과 이날 바이든과 트럼프의 지지율은 각각 45%, 44%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 조사에서 바이든 지지율이 트럼프를 앞선 것은 지난해 10월 이후 처음이다.
워싱턴=전웅빈 특파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