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답을 외우는 것이 좋은 교육은 아니다. 드리미학교에서는 첫째 문제를 찾아내고 둘째 해결하는 능력을 기르는 교육을 한다. 고민하고 방황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한국 교육 시스템은 고민하고 방황할 틈을 주지 않는다. 다른 아이들이 가고 있는 길에서 뒤처지는 것이 아닌가 조바심을 낸다. 어떤 공동체든 문제를 찾아내는 것이 가장 큰 숙제이다. 문제를 명확히 도출하고 나면 답을 찾는 것은 더 쉬워지기 때문이다. 이제는 인공지능(AI)이 해답을 줄 수도 있다. 대부분의 망하는 조직은 무엇이 문제인지를 몰라 망하거나 너무 늦게 알게 돼 망한다. 그런데 대부분 교과서는 문제를 제시하고 답도 알려준다. 잘 옮겨 적으면 좋은 점수를 받는다. 드리미학교에는 교과서를 치웠다.
문제를 찾아내려면 원형(Original)을 알아야 한다. 마치 위조지폐를 구별해 내려면 진폐를 정확히 알아야 하는 것과 같다. 나는 드리미 학생들에게 복잡한 문제(chaos)를 깊은 사고를 통해 관통하는 원리(principle)를 찾아내라고 한다. 많은 사람들이 복잡한 것을 싫어한다. 조금만 더 자세해지고 복잡해지면 머리가 아프다고 한다. 복잡한 것을 싫어하는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대부분 가난하다는 것이다. 주변에서 경영을 잘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한 가지만 얘기해 달라는 질문을 하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한 가지만 알아서는 경영을 잘할 수 없다.
가끔 스트레스를 어떻게 푸느냐는 질문도 받는다. 나는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지 않는다. 스트레스 속에서 그냥 산다. 산에 오를 때 다리가 아프면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 것과 같다. 어떻게 하는 게 아니라 그냥 참고 계속 오르는 것이다. 인생의 목적이 안락인 사람들의 노후가 비교적 안락하지 않은 것 같다.
안락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에서 이기는 기술만 익히다 보면 본인을 세상에 태어나 살게 하신 하나님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죽음 앞에 섰을 때는 앞이 캄캄하다. 우리의 의지에 의해 시작된 삶이 아니다. 자신이 삶의 주인이라는 의식이 강할수록 ‘자아실현 욕구’도 강하다. 때로는 전쟁과 같은 악의 원천이 될 수 있다.
교권 상실의 시대를 많은 사람들이 한탄한다. 내 아이를 따끔하게 혼내서라도 바로잡아달라는 학부모가 대부분인데 왜 날이 갈수록 교권은 빛바래 가는가. 학생인권조례를 국민투표에 부쳐보면 어떨까. 초등학생 때부터 젠더교육을 하는 것에 찬성하는 국민이 몇 퍼센트나 될까.
나는 학부모들에게 “학생이 학교생활 중 다리 하나 부러졌다고 항의할 것 같으면 그냥 자녀를 데리고 집에 가세요”라고 했다. 용기 있게 도전하고 역경 앞에서 투지를 발휘하려면 돌밭 길을 달리는 훈련이 필요한 게 청소년기이다.
교육은 자신이 받은 재능으로 다른 사람의 성공을 돕는 삶을 몸으로 익히는 것이다. 드리미학교에서는 교과서를 치웠다. 모두가 가는 길을 따라가지 말고 광야에 홀로 서서 스스로 길을 만들라는 것이다. 어차피 선생님들이 평생 따라다니는 것도 아니다. 교과서에 나와 있는 길은 사람들이 너무 몰려 혼잡한 레드오션이다. 드리미학생들은 스스로 찾은 문제와 답을 담은 책을 졸업 전 2~5권씩 만들어 낸다. 이만하면 성공적인 교육 아닌가.
정리=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