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음향을 설계하고 시공하는 일이 사업의 영역이지만 그는 이를 사역이라고 말한다. 일을 통해 수익을 내고 회사도 운영하고 본인의 삶도 꾸려나간다. 하지만 그 목적이 더 많은 수익 창출이 아니라 더 온전한 예배에 있다. 이는 그가 두 번에 걸쳐 하나님을 깊이 만났기 때문이다. 빛사운드의 최환석(49) 대표 이야기다. 빛사운드는 영상(빛)과 음향(사운드)을 뜻하기도 하고 그가 섬기는 세계로금란교회 주성민 목사가 세상의 빛이 되어 영적으로 빛을 발하는 기업이 되라고 지어준 이름이라고 했다.
경기도 의정부 호렙산영성기도원에서 지난 15일 만난 최 대표는 “좋은 소리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예배 때 하나님께 집중할 수 있는 영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게 더 중요하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그는 “음향은 시설보다 중요한 것이 운용”이라면서 “시공을 다 하고 방송 담당 교육도 하는데 이때 가장 강조하는 것이 예배를 위해 준비된 마음, 그리고 헌신”이라고 말했다.
빛사운드는 2017년 창립해 2023년 법인으로 전환했다. 서울 송파와 경기 파주 운정에 사무실을 두고 있다. 음향 영상 통합제어시스템 회사로 믹싱 콘솔, 스피커, 앰프와 LED스크린을 취급한다. 또 교회의 장비를 스마트폰이나 패드 등으로 간단히 원격조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다룬다. 교회 내 전문가가 없고 봉사자도 줄어드는 상황에서 통합제어시스템은 최근 교계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중학교 2학년 때 친구의 권유로 처음 교회에 갔다. 당시 그는 팝송에 빠져 있었다. 교회에 가보니 전자 악기들이 많았다. “악기에 큰 관심이 생겨서 처음에 열심히 다녔고요. 마침 한 선생님이 저를 영적으로 잘 이끌어주셨어요. 한달 만에 방언의 은사를 받았어요. 하나님이 분명히 계시다는 것을 느꼈죠.”
방언 기도를 한 게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열심히 교회 생활을 했고 기독교동아리 SFC 활동도 했다. 한번은 교회에서 친구 초청 잔치를 했다. 한두 달간 일주일에 두세 번씩 모여 기도하며 준비했다. 예수의 삶을 닮은 한 왕자 이야기를 무언극으로 펼치는데 최 대표는 조명을 맡았다.
무언극 중 그의 눈앞에서 환상이 펼쳐졌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셔서 죽으시고 부활해 하늘로 승천하시는 장면이 영화처럼 눈앞에 펼쳐졌어요. 아주 생생했지요. 그 순간 눈물이 쏟아지는데 주체할 수가 없더라고요. 하나님이 살아계신다는 걸 확신하게 됐어요. 그게 첫 번째 만남이었어요.”
또 한번은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어려움을 당했을 때였다. 병원에서는 포기하라고 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하나님께 매달렸다. 종일 어머니를 간호하고 잠시 시간이 나면 교회에 가서 한두 시간씩 기도했다. 그렇게 한 달쯤 지났을 때였다. 기도하는 중에 음성이 들렸다. “마음속에서 들린 소리인지는 몰라도 제게는 너무 선명하게 귀로 들렸어요. 그때 하시는 말씀이 ‘많은 사람이 말로는 나를 믿는다고 하지만 실제 그런 사람은 적다. 그게 아주 슬프다’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제가 고백했어요. ‘저는 정말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예배하는 자가 되겠습니다.’” 이후 그는 교회 봉사도, 음향 사업도 예배자로서 헌신하게 됐다. 그가 만나는 방송실 봉사자들에게 예배자로 헌신을 강조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음향 일만 30년 넘게 했다. 교회에서 악기를 산다고 해 악기 상가에 따라갔다가 고3 졸업과 동시에 그곳에서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1년 만에 직원이 된 그는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그 시절엔 찬양 사역이 활발했어요. 그래서 일을 많이 배웠고 1990년대 세계적인 워십밴드 ‘호산나인티그리티’와 ‘마라나타싱어즈’ 내한공연 때 엔지니어로 참여했어요.”
그런 경험과 기술을 바탕으로 그는 많은 교회의 음향시설을 맡았다. 현장 직원으로 있을 때를 포함해 서초성결교회, 안양 열린교회, 하남 성안교회의 음향을 설계 시공했다. 호렙산영성기도원도 최근 마무리했다. 또 부평 온세계교회, 광주 동명교회 등의 음향장비를 설치한 한 회사를 최근 인수하기도 했다.
그에게 500석 이하 공간에 음향 장비를 설치한다고 할 때 가장 좋은 음질을 구현한다면 어느 정도 비용이 드는지 물었다. 설교자와 싱어 3명의 찬양대가 있다고 가정했다. 그는 2000만~3000만원을 들이면 목소리도 선명하고 찬양도 풍성하다고 설명했다. 여기에는 믹싱 콘솔, 앰프, 마이크, 모니터링 스피커, 포인트 스피커 등이 포함된다. 물론 1000만원 전후로도 가능하지만 질적으로 안 좋다고 했다.
비전을 물었다. 그는 “온전한 예배를 위해 준비된 방송 담당자를 세우는 음향학교를 개설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비 교육은 기본이고 각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통합교육을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부=글·사진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