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적같이 올 그 날을 위해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

입력 2024-03-21 03:06
황성주(앞줄 왼쪽 세 번째) 이롬 회장이 핀란드 헬싱키에서 지난달 11일 교회협의회 대표들과 오는 8월 15~17일 예정된 스칸디나비아 3국 빌리온소울하비스트(BSH) 대회를 통해 모든 교회와 성도가 영혼 구원에 전력하기로 합의한 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황 회장 제공

의대 교수를 그만두고 암 전문병원인 사랑의병원을 개원한 지 벌써 30년이 되었다. 암 환자를 살피다 보면 자신이 암의 피해자가 되리라고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던 의외성에 놀라고 개인적 종말이 갑자기 찾아올 수 있다는 가능성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다. 현재 우리나라 암 환자는 250만명(암경험자 포함)으로 전체 인구의 5%나 된다. 암을 예방하는 가장 중요한 해법은 암의 리스크를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다. 암의 위험성 중 통제가 불가능한 유전적 요인이나 체질 문제를 제외하면 대부분은 환경이나 라이프스타일(생활양식)이다. 이를 바꿔야 산다는 절박한 인식과 철저한 대비만이 암을 막을 수 있다.

이 밖에 생명을 위협하는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등도 문제려니와 요즘은 치매의 위험성도 증대되고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암보험은 물론 생명보험을 다각적으로 준비해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문제는 이런 조치들은 결과를 막는 수단이 아니라 결과가 생겼을 경우 대비하는 방식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의학에서는 치료의학이 진단의학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을 뿐 아니라 이제는 예측의학까지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딜레마는 영적인 차원에서 더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부활 유무, 재림 유무, 사후 심판 유무, 사후 천국과 지옥의 존재 유무 등 종말론적 상황에서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 사실 인생 최고 리스크는 암이나 치매 등이 아니라 ‘성경대로 사후 심판이나 그리스도의 재림 등이 실제로 일어날 경우 준비돼 있는가’라고 할 수 있다. 답답한 사실은 영적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마지막 시대에 대한 인식이 명확해지고 주님의 재림을 갈망해야 함에도 교회와 성도들은 잠을 자고 있다는 것이다. 재림신앙은 부활신앙과 더불어 성경의 핵심 중 핵심이며 가장 보배로운 신앙인데도 이 최고의 리스크에 대해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면 통탄할 일이다.

성경은 재림을 두 단계로 기록하고 있다. 첫 번째 단계는 ‘휴거’라고 불리는 공중재림이다. 이는 예수님이 성도들을 끌어올려 공중에서 예수님을 만난다(살전 4:14~17)는 말씀에 근거한다. 두 번째 단계는 예수님이 성도들과 함께 이 땅에 오셔서 원수들을 심판하신다는 것이다.(마 19:11~21) 이는 지상재림으로 이 역시 성경을 사실로 믿는 성도라면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성경학자들 사이에 다니엘이 예언한(단 9:21~27) 70번째 한 이레(7년 환난)가 두 사건 사이에 존재해야 한다는 환난 전 휴거설(재림 전 휴거설)과 환난 후 휴거설(재림 시 휴거설)로 양분돼 있다는 점이다. 어떤 경우든 승리의 삶을 사는 성도들은 다시 오실 주님을 만날 것이지만 그 임박성을 인지하는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장로교가 다수를 차지하는 한국교회에서는 환란 후 휴거설이 대세이지만 세계 기독교의 다수를 차지하는 오순절교회나 침례교회에서는 환난 전 휴거설이 압도적이다.

이분들의 주장에 의하면 ‘모든 지상교회는 환난이 시작되기 전 이 땅에서 (공중으로) 옮겨질 것이고 다니엘이 예언한 70번째 한 이레 동안 하나님의 초점은 현재의 지상교회가 아닌 이스라엘이 될 것이고 환난은 로마서 11장 26절에 기록된 대로 이스라엘의 구원을 알리는 강력한 사인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휴거, 즉 교회가 옮겨지는 사건은 ‘이방인의 충만한 수가 들어왔음’(롬 11:25)을 알리는 것이고 환난의 시작은 이스라엘이 다시 감람나무에 접붙임 당하는 고통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최근 1000명의 미국 목회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라이프웨이리서치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개신교 목회자들의 36%가 교회의 환난 전 휴거를 믿고, 18%는 환난 후 휴거를 믿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로교나 감리교 같은 복음주의 목회자들도 43%가 환난 전 휴거설을 지지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필자가 환난 전 휴거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간단하다. 신학적인 측면이 아니라 매우 현실적인 측면이기 때문이다. 성경이 신자들에게 시대의 표적을 분별하고 늘 깨어 준비하라고 강조하는 데도, 단지 신학적 노선의 차이로 많은 교회가 재림이나 휴거에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것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현실적인 관점에서 환난 전 휴거와 환난 후 휴거의 가능성은 확률적으로 반반이다. 환난 후 휴거의 경우 적그리스도가 본격적으로 출현하기 전에 반드시 이스라엘과 평화조약을 맺기에 재림에 대해 대비할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살후 2:1~4) 그러나 환난 전 휴거의 경우 그야말로 도적같이 그 날이 온다. 현재의 영적 기상도로 보아 그 일이 내일일지 내년일지, 혹은 10년 후일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이 경우 임박성의 강도는 매우 강해진다. 이 리스크 관리에 실패하면 주님의 다시 오심을 믿고 철저히 대비하지 않는 교회나 가정은 모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을 수 있다. 그래서 요즘 나는 이 말씀에 주목하고 있다. “또한 너희가 이 시기를 알거니와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으니… 그러므로 우리가 어둠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자.”(롬 13 : 11~ 12)

황성주 이롬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