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로 읽는 예수의 표적] <53> 달리다굼

입력 2024-03-19 03:07
산티 디 티토 作, 야이로 딸의 소생, 1578년

예수님이 갈릴리 가버나움에 오셨을 때
회당장 야이로가 간곡하게 부탁하네
제발 제 외동딸 좀 고쳐주십시오
겨우 열두 살인데 병들어 죽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이 그 딸을 고치러 야이로의 집으로 향하다가
열두 해 혈루증 앓던 여인을 먼저 고쳐주셨을 때
야이로의 집에서 사람들이 달려와 울면서 말하네
회당장의 딸이 죽었으니 선생님을 괴롭히지 마세요

그대는 두려워하지 말고 다만 믿기만 하여라
이 소녀는 죽은 게 아니라 자는 것이다
야이로의 집에서 하신 예수님의 이 말씀에
울면서 듣던 사람들은 속으로 예수님을 비웃네

예수님은 소녀가 누운 방으로 들어가셔서
죽은 소녀의 손을 붙잡고 말씀하시네
달리다굼! 소녀야, 일어나라
소녀는 벌떡 일어나 앉았다가 걷기도 하네

◇예수님의 갈릴리 전도사역 중심지인 가버나움에서 회당장 야이로의 병든 12살 외동딸을 살리신 사건이다.(마 9:18~19, 23~25; 막 5:21~24, 35~43; 눅 8:41~42, 49~56) 일전에 예수님은 나인 성읍에서 어떤 과부의 죽은 청년 외아들을 살리신 적이 있었다. 이번 사건은 두 번째로 죽은 자를 살리신 표적이다. 죽은 자를 살리신 사건은 예수님의 공생애 3년 중 3번 있었는데 마지막 세 번째는 마르다와 마리아의 오라비 나사로를 죽은 지 나흘 만에 살리신 사건이다. ‘달리다굼’은 아람어 ‘탈리다쿰’의 그리스어 음역으로 ‘소녀야, 일어나라’란 뜻이다.(막 5:41) 예수님의 숱한 표적 중 죽은 자를 살리신 표적은 특별하다. 모든 사람의 영육을 주관하고 사망 권세를 제압하시는 하나님만의 능력이다. 예수님이 본래 하나님이고 현재 메시아임을 보여준다.

김영진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