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연세대 교수들 “25일 사직서 제출”… 비대위원장 사과했지만 집단행동 가시화

입력 2024-03-19 04:06
사진=연합뉴스

서울대와 연세대 의과대학 교수들이 오는 25일 단체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빅5’ 대형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의대 교수들의 집단행동이 가시화되면서 40개 의대 전체로 번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방재승(사진) 서울대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18일 비대위 총회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19일부터 비대위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비대위가 이를 취합해 25일 일괄 제출하기로 협의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380명의 교수가 참석했다. 비대위는 25일에 사직서를 일괄 제출하는 방안에 75%(283명)가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병원을 떠날 수밖에 없는 이유에 정부 책임이 크다고 지적했다. 방 위원장은 “교수가 할 수 있는 것은 사직서를 제출하는 극단적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응급환자와 중환자 진료는 최선을 다하기로 협의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공의가 떠난 상황에서 교수마저 떠나면 응급·중환자 수용이 어려워져 중증 환자가 위험해질 수 있다.

연세대의대 교수들도 신촌·강남·용인세브란스에서 임시전체교수회의를 진행하고 오는 25일 사직을 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빅5 병원 가운데 서울아산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울산대 교수와 서울성모병원의 가톨릭대 교수도 자발적으로 사직하기로 뜻을 모은 상태다.

총회에 앞서 방 위원장은 집단행동에 대해 대국민 사과했지만, 집단사직 의사는 결국 그대로 유지했다. 그는 이날 오전 CBS라디오 인터뷰에서 “아픈 몸을 이끌고 혹은 아픈 가족을 동행해 겨우 진료를 받으러 오셨는데, 이번 사태로 진료에 차질이 빚어짐은 물론 불안한 마음으로 사태의 향방을 지켜보게 만든 것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가장 큰 희생자인 국민의 아픔을 저희가 돌아보지 못했다”고 말했다. 방 위원장은 대국민 사과를 한 이유에 대해 “바닥부터 시작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국민들에게 사과를 드렸다”고 설명했다. 앞서 서울대 비대위는 중재안을 내놓으며 정부에는 의대 증원 규모 조정을, 전공의들에게는 협의체가 구성되면 병원에 복귀할 것을 요구했지만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정부는 실제 교수들이 현장을 떠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최악의 시나리오까지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빅5’ 병원장과 만난 자리에서 젊은 의사들과 직접 대화할 기회를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다.

김유나 차민주 김용현 기자 spr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