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디달고 다디달고 다디단 성경책♪~” 잘파세대, 인기곡 ‘밤양갱’ 패러디 왜?

입력 2024-03-19 03:01
가수 비비의 ‘다디단 밤양갱’을 ‘다디단 성경책’으로 개사해 부르는 영상. 오른쪽은 걸그룹 뉴진스의 ‘ETA’를 크리스천 버전으로 개사해 부르는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다디달고 다디달고 다디단 성경책….”

음원 순위 정상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가수 비비의 ‘밤양갱’을 크리스천 버전으로 개사한 영상이 인기를 얻고 있다. 원래 가사의 ‘밤양갱’을 ‘성경책’으로 바꾼 것이다.

개사한 곡에는 “내가 읽고 싶었던 건 다디단 성경책(내가 먹고 싶었던 건 다디단 밤양갱)”도 등장하는데 흡사 CCM을 연상케 한다. 이 영상은 조회 7만회, ‘좋아요’ 1500개 이상을 기록했다. 이뿐 아니다. 인기 걸그룹 뉴진스의 ‘ETA’를 크리스천 버전으로 개사한 영상 역시 43만회 이상 재생되면서 비기독교 콘텐츠의 기독 콘텐츠화가 눈길을 끌고 있다. 주체는 잘파세대(1990년대 중반 이후 출생)다.

지난해 9월 개신교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목회데이터연구소의 ‘개신교인 미디어 이용실태 및 인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절반 정도(49%)가 ‘비기독교 콘텐츠가 신앙생활에 도움 된다’고 답했다. 이들은 또 비기독교적 콘텐츠를 통해 ‘영적으로 유익한 내용을 접하거나(39%)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23%)’고 응답했다. 평소 예능 프로그램인 ‘유 퀴즈 온 더 블록(유퀴즈)’을 즐겨 시청한다고 한 김모(23)씨는 “유퀴즈에 출연한 봉사자 이야기를 보면서 자기반성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유튜브와 인스타 등으로 개인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구가 많아진 것 역시 비기독교적 콘텐츠로 삶과 영성에 대해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백모(25)씨는 “비기독교적 영상 속에서 사랑, 섬김과 같은 포괄적 개념을 느낀다”고 했다. 직접적인 기독교 표현이 없더라도 그 속에 담긴 ‘사랑과 섬김, 나눔’과 같은 기독교적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이를 통해 영적 유익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고신대 국제문화선교학과 강진구 교수는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사랑, 공의 등과 같은 가치관이 콘텐츠에 존재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비기독교인도 영적인 존재라는 증거”라며 “이는 ‘나니아 연대기’ ‘반지의 제왕’ 같은 기독교 영성이 들어간 콘텐츠를 문화선교 전략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다시금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반대로 비신앙적 콘텐츠가 범람하는 시대에 잘파세대는 비신앙적 콘텐츠로 신앙의 위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분별력”이라며 “비기독교적 콘텐츠가 주류인 세상에서 잘파세대가 신앙적 메시지를 구별하는 안목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박윤서 인턴기자 jong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