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부서가 교회 중심축… 교회학교 쪼개 연령대별 집중 양육

입력 2024-03-19 03:01 수정 2024-03-19 16:03
17일 경기도 화성 동탄제자들교회 유치부 어린이들이 주일예배에서 교사와 함께 율동을 하고 있다.

지난해 전국에서 아기 울음소리가 가장 많이 터져 나온 지역은 경기도 화성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98명으로 전국 평균(0.72명)보다 높았다. ‘아기 부자’ 도시인 화성 동탄지역 교회들의 다음세대 사역을 3회에 걸쳐 들여다본다.

시끌벅적한 예배당엔 개구쟁이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저출산 걱정은 딴 나라 얘기 같았다. ‘출생아 수 1위’인 경기도 화성 동탄신도시의 여러 교회에서 마주한 건 주일학교 부흥시대의 귀환이었다.

지난 17일 경기도 화성 동탄제자들교회(김한신 목사). 교회 식당 옆에 마련된 예배실 2곳에서 어린이부(초등 1~6학년)·유치부(5~7세) 아이들이 예배를 드리고 있었다.


‘교회의 핵심’ 어린이 부서

82.6㎡(약 25평) 남짓한 어린이예배당은 ‘어린이를 위한 곳이구나’ 싶을 정도로 세심하게 배려된 공간이었다.

사순절을 맞아 ‘섬기신 예수님’을 주제로 한 주일예배에서 강온유(8)군은 예수님 제자 역할을 맡아 세족식에 참여했다. 강군은 “전도사님이 직접 발을 씻겨 주셨는데 (저의 모습을 돌아보니) 부끄러웠다”고 귀띔했다. 어린이들은 찬양과 세족식, 놀이에 참여하며 말씀을 ‘온몸으로’ 흡수했다. 교회학교 어린이는 이 교회 전체 성도 200여명 가운데 60여명으로 40%가 넘는다. 이 가운데 40명 넘는 어린이부서는 교회로선 대형 부서에 속한다. 교회 유아부는 올해부터 ‘성품 예배’를 도입하고 어린이부는 23일부터 오프라인 활동 프로그램인‘홀리키즈 스쿨’을 운영한다.

매력 뿜뿜, 촘촘한 교회학교

비슷한 시각 화성 올리브교회 초등1부 학생들이 교회 카페에서 교사 지도아래 쿠키 반죽을 만들고 있다.

비슷한 시각, 화성 올리브교회(조준환 목사)에서도 왁자지껄한 아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다. 이 교회는 교인 300명 가운데 3040세대 부부가 40% 넘는 ‘젊은 교회’다. 교회에 3040세대가 몰리는 이유로는 ‘세분화된 교회학교’가 꼽힌다. 교회학교는 영·유아부, 유치부, 초등1·2부, 중·고등부, 청년부로 운영되는데 통상 세 살 간격으로 더 나뉜다. 교회학교를 총괄하는 안병욱 목사는 “교회에는 자녀 두세 명을 둔 성도님들이 많다. 교회학교를 세분화한 건 어린아이일수록 돌봄이 더 필요하기에 양육에 집중하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화성은 전국에서 자녀 셋을 둔 가정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도 하다.

체험 위주의 교회학교 활동은 더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초등학교 저학년으로 구성된 초등1부까지는 아이들의 집중도를 고려해 ‘설교+체험’ 위주의 활동을 한다. 이날 초등1부 어린이들은 오븐이 있는 교회 1층 카페에서 설교 말씀을 듣고 쿠키를 만들었다.

당신의 자녀, 교회가 책임진다

화성 주다산교회 영아부 아이들이 찬양하는 모습.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김영민씨는 6개월째 경기도 화성 주다산교회(권순웅 목사)에 출석한다. 세 살배기 아들을 둔 그는 “교회가 주일에 잠깐이라도 아이를 봐주니 너무 편하다. 안전하게 아이를 맡길 곳은 교회뿐”이라고 말했다.

이 교회엔 세 자녀 이상을 둔 가정이 많이 출석하는데 그 비결로 다음세대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많기 때문이라는 게 교회 측 설명이다. 이날 참관한 유치부 예배에선 ‘성경 퀴즈’가 한창이었다. 신영숙 전도사가 “하나님이 맹물을 어떤 것으로 바꾸셨을까”라고 질문하자 여기저기서 “포도주”라는 답변이 쏟아졌다.

이어진 ‘성경 암송’ 시간. 아이들은 말씀에 집중하며 큰 소리로 말씀을 암송했다. 잘 외운 아이들은 칭찬 도장과 간식을 받았다. 간식을 받은 한 어린이가 큰 소리로 “앗싸”라고 말하자 주변은 웃음바다가 됐다. 교회학교를 담당하는 장요셉 부목사는 “저도 세 명의 자녀를 교회학교에 맡기고 있다”며 “동탄 주민들이 출산하면 교회가 아이들을 책임지겠다”며 웃었다.

김아영 기자 화성=글·사진 박윤서 김수연 서지영 인턴기자 sing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