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80% “일상서 종교의 영향력 감소하고 있다”

입력 2024-03-19 03:02
종교의 영향력이 줄어든다고 느끼는 미국인이 22년간 가장 높은 비율로 조사됐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는 지난달 13~25일 성인 1만2700여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80%가 ‘종교가 공공 생활에서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답했으며 이는 2002년 같은 조사를 실시한 이래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미국인 상당수는 종교의 영향력 감소를 부정적 현상으로 받아들였다. 응답자 49%가 ‘종교의 영향력 감소는 나쁜 일’이라고 답했다. 특히 이런 판단은 기독교인(64%)과 백인 복음주의자(76%) 사이에 더 두드러졌다.

종교의 자유를 규정한 미국 수정헌법 제1조에도 불구하고 절반 가까운 미국인이 성경이 미국 법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긍정적으로 여겼다. ‘성경이 미국 법에 영향을 주어야 한다’는 항목에 응답자 23%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고 26%는 ‘약간 그렇다’고 응답했다. 이 동의율은 백인 복음주의자(86%) 그룹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또 법에 대한 성경의 영향력을 인정한 응답자 중 ‘성경과 국민의 뜻이 상충할 경우 성경이 우선돼야 한다’고 답한 사람은 28%로, 그 반대 의견(19%)보다 10% 포인트가량 높게 나타났다. ‘성경이 미국 현행법에 매우 혹은 약간의 영향을 주고 있다’고 답한 비율도 57%에 달했다.

전체 응답자 83%는 연방 정부가 기독교를 미국의 공식 종교로 선언하는 것에는 반대했다. 44%는 연방 정부가 기독교의 도덕적 가치를 장려해야 한다고 답했다. 48%는 대통령이 강한 종교적 신념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미 크리스채너티투데이는 이번 조사에 대해 지난 15일(현지시간) “백인 복음주의자 등 많은 미국인은 기독교 국가가 아닌 자신의 신앙이 정부 정책 등에 더 잘 반영되기를 원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