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선교사 관리·감독하는 ‘필드구조’ 갖춰야 해”

입력 2024-03-19 03:03

한국 선교가 성숙하려면 마구잡이식 사역부터 중단하고 현장 선교사의 관리·감독이 충실히 이뤄지는 구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제선교단체인 한국 OMF가 18 서울 서초구 본부에서 개최한 ‘교회와 선교’ 세미나에서다(사진).

손창남 OMF 선교사는 선교사가 본부의 관리 감독을 받는 이른바 ‘필드구조’를 강조했다. 손 선교사는 “한국교회가 영적인 선교는 잘하지만 과연 원칙에 맞는 선교를 하는지는 의문이 남는 지점”이라며 “선교사가 1년에 1000명씩 나가던 1990년대부터 40년 가까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국교회는 양적 선교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필드구조는 선교지의 리더인 필드 디렉터와 현지 언어 습득을 돕는 언어감독, 행정책임자, 의료자문, 선교사자녀(MK) 자문 등을 두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필드 디렉터는 현장에서 사역하는 모든 선교사의 안위를 돌보고 사역 방향에 따라 전략을 세운다. 리더로서 선교지에서 일어나는 모든 문제에 책임을 지고 심지어 문제를 일으키는 선교사를 본국으로 돌려보낼 권한도 갖는다.

필드구조의 구축은 OMF의 창시자 허드슨 테일러(1832~1905) 선교사와도 관계가 깊다. 테일러 선교사는 1854년 CES(Chinese Evangelization Society)라는 단체 일원으로 중국 사역을 시작했다. 손 선교사는 “필드구조가 없는 단체에서 어려움을 겪은 테일러 선교사는 1865년 중국내지선교회(OMF 전신)를 만들면서 필드구조부터 구축했다”며 “필드구조에 대한 개념없이 사역을 하는 건 우리 수준을 허드슨 테일러 이전으로 돌려놓는 것”이라고 말했다.

손동준 기자 sd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