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보였던 더불어민주당이 막바지 국면에 또다시 공천과 관련해 거대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철회로 공석이 된 서울 강북을의 경선 문제와 과거 ‘노무현 대통령 비하’ 발언으로 논란이 된 양문석 후보(경기 안산갑)의 공천 유지 문제가 뇌관으로 떠올랐다.
특히 ‘3톱’ 상임선대위원장 사이에도 불협화음이 감지된다. 김부겸 선대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이재명 대표 겸 선대위원장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고, 이해찬 선대위원장은 이 대표를 두둔했다.
안규백 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은 17일 서울 중앙당사 브리핑을 통해 현역 박용진 의원과 조수진 변호사의 양자 경선을 통해 강북을 지역구의 후보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선은 전국 권리당원 70%·강북을 권리당원 30% 온라인 투표 방식으로 18∼19일 이틀간 치러진다. 강북을 후보자 공모에는 모두 27명이 참여했다.
다만 경선 룰과 관련해 여진은 계속됐다. 조 변호사를 양자 경선에 포함시킨 것은 비명(비이재명)계인 박 의원을 탈락시키려는 의도 때문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조 변호사는 노무현재단 이사 및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총장,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표 보좌관 등 경력을 갖고 있다. 여성 신인으로서 경선에서 최대 25%의 가산점을 적용받는다. 반면에 박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10%’ 명단에 포함돼 득표율 30%가 감산되는 페널티를 안고 경선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조 변호사는 유시민 전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함께 노무현재단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인 ‘알릴레오북스’를 진행해 왔다. 유 전 이사장이 친명(친이재명)계 색채를 강하게 내고 있다는 점에서 조 변호사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친명횡재’라는 비판이 다시 나올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조 변호사가 노무현재단 이사라는 점에서 당 지도부가 통합을 고려했다는 반론도 제기된다.
양문석 후보도 갈등의 중심에 서 있다. 그가 2008년 썼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를 밀어붙인 노무현 대통령은 불량품’이라는 칼럼이 논쟁을 촉발시켰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이광재 전 국회 사무총장 등 친노(친노무현)계 인사들은 양 후보에 대한 공천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총선 후보자대회에서 양 후보가 “제게 화가 많이 나신 것 같다”고 말을 건네자 “상황이 이렇게 됐는데 지금 수습할 수 있는 건 당신밖에 없다”며 “여기서 뭐 새로운 게 나오면 우리도 보호 못 한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제가 양 후보 재검증을 요청했으니 당에서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자”고 말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후보자대회를 마친 뒤 “선거 지휘는 선대위가 하고 공천은 최고위가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해찬 위원장도 “선거 때는 그런 것(양 후보 논란)에 흔들리면 안 된다. 그대로 가야 한다”고 지원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