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10명 중 4명 “통일 불필요”… 역대 최고

입력 2024-03-18 04:06

초·중·고교 학생 10명 중 4명은 ‘통일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통일이 필요하다’고 답한 학생 비율도 2014년 통일부 조사 시작 이래 처음 절반 아래로 떨어졌다.

통일부는 지난해 10월 20일부터 한 달간 교육부와 함께 전국 초·중·고 756개교 학생 7만3991명과 교사·관리자 6469명을 대상으로 ‘2023년도 학교 통일교육 실태조사’를 벌여 그 결과를 16일 공개했다.

조사 결과 ‘통일이 불필요하다’고 답한 학생은 38.9%로 2014년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러한 답변은 2020년 24.2%, 2021년 25.0%, 2022년 31.7%로 매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반면 ‘통일이 필요하다’ 응답은 49.8%까지 떨어졌다. 통일 자체에 대한 무관심도 해마다 증가해 ‘관심 없음’ 비율이 2020년 20.2%에서 2023년 28.3%로 증가했다.

학생들은 통일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로 ‘통일 이후 발생할 사회적 문제’(28.6%) ‘통일에 따르는 경제적 비용’(27.9%) ‘남북의 정치제도 차이’(16%) ‘나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기 때문’(12.1%) 등을 꼽았다.

이러한 추세는 교사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도 나타났다. ‘통일 불필요’ 인식은 2020년 9.3%에서 2023년 14.6%로 올랐지만 ‘필요’ 인식은 87.9%에서 82.5%로 낮아졌다.

북한을 향한 부정적인 인식도 강해졌다. 학생의 80.5%, 교사의 65.7%가 북한으로 인한 한반도 군사적 충돌·분쟁 가능성에 대해 ‘있다’고 답했다. 또 북한이 ‘경계’ 대상이라 응답한 학생 비율은 2021년 27.1%에서 2023년 43.5%로, ‘적대’ 대상이라고 답한 비율은 7.7%에서 12.5%로 늘었다.

통일부는 “북한의 도발이 지속되면서 학생과 교사들의 통일 및 북한 인식이 부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며 미래 세대의 통일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학습 자료 보급, 교육 프로그램 등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권중혁 기자 gre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