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돌풍 잠재운 포항… 박태하號 본격 날갯짓

입력 2024-03-18 04:03
사진=연합뉴스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가 박태하 신임 사령탑 체제에서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했다. ‘돌풍’ 광주 FC를 안방에서 무너뜨리며 시즌 첫 연승을 기록했다.

포항은 17일 경북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24시즌 K리그1 광주 FC와의 3라운드 홈 경기에서 1대 0으로 이겼다. 부상에서 돌아온 정재희(사진)가 후반 추가시간 3분에 결승골을 넣어 팀 승리를 이끌었다.

유독 포항 원정에서 약한 모습을 보였던 광주는 이날 경기 내내 포항의 단단한 수비에 고전했다. 2라운드까지 빠르고 정확한 패스를 통한 연계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했던 광주였지만 중원에서부터 치열한 몸싸움에 발이 묶였다. 포항은 상대 공격수가 하프라인을 넘어올 때마다 빠르게 커트해내 기회를 주지 않았다.

이정효 광주 감독이 예상보다 이른 교체 카드로 변화를 꾀했지만 큰 효과는 없었다. 2라운드까지 리그 최다 득점(3골)을 달리던 광주의 새로운 ‘골잡이’ 가브리엘이 전반 23분 투입된 후 측면에서 여러 차례 침투를 노렸으나 포항의 ‘캡틴’ 완델손에 번번이 막혔다. 중원의 정호연, 최경록 역시 오베르단의 장벽에 좀처럼 득점 지역으로 진입하지 못했다.

오히려 위협적인 장면은 포항에서 더 많이 나왔다. 라인을 촘촘하게 유지해 내려선 뒤 후방 공간을 이용한 역습이 돋보였다. 전반 7분 조르지가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 1대1 찬스를 만들어냈으나 득점은 불발됐다. 전반 31분 홍윤상 역시 측면 돌파에 성공해 왼발 슈팅을 때렸지만 김경민 골키퍼에 다시 막혔다. 포항은 볼 점유율 52-48%, 슈팅 수 4-1로 앞선 채 전반전을 마쳤다.

길었던 0의 균형은 후반 추가시간 3분이 되어서야 깨졌다. 부상에서 회복해 5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른 정재희의 발끝에서 선제 결승골이 나왔다. 정재희는 골킥이 이호재의 타점 높은 헤더로 전방까지 연결되자 순간적으로 달려들어 오른발로 골망을 가르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시즌 아웃 아픔을 겪었던 터라 복귀전에서의 ‘부활포’가 더욱 시원했다.

‘원클럽맨’ 박태하 감독 부임 후 시즌 출발이 다소 늦었던 포항은 이날 광주전 승리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 지난달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부터 개막 후 ‘전통 강호’ 전북 현대, 울산 HD를 상대로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 올 시즌 기대감이 옅어지던 차였다. 그러나 지난 대구 FC전에 이어 연승을 달리며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반면 구단 사상 첫 K리그1 개막 3연승과 포항 스틸야드에서의 첫 승에 도전했던 광주는 패배로 아쉬움을 삼켰다.

이누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