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이저리그(MLB) 스타 군단이 서울에 총출동했다. 사상 최초로 한국에서 열리는 MLB 개막 시리즈의 서막을 화려한 호수비와 타격으로 장식했다. KBO리그 각 구단을 대표하는 선수들로 구성된 ‘팀 코리아’의 분전도 빛났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1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서울 시리즈 스페셜 매치에서 팀 코리아를 1대 0으로 꺾었다. 양 팀 통틀어 안타가 9개에 그칠 정도로 팽팽한 투수전이었다.
선수단 연봉 총액만 2000억원이 넘는 샌디에이고는 주전 라인업을 ‘풀 가동’했다. 잰더 보가츠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테이블세터진을 이뤘고 제이크 크로넨워스와 매니 마차도, 김하성이 중심을 잡았다.
단연 빛난 것은 김하성의 존재감이었다. 압도적 환호와 함께 등장한 그는 3회초 수비에서 키움 후배 김혜성의 느린 타구를 간단히 처리했다. 곧바로 이어진 타석에선 원태인의 몸쪽 속구를 받아쳐 깨끗한 좌전 안타를 만들었다. 우익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와 3루수 타일러 웨이드도 그림같은 슬라이딩 캐치를 선보였다.
선발투수 문동주의 제구 난조로 선취점을 내준 채 경기를 시작한 팀 코리아는 물샐 틈 없는 계투 작전으로 맞불을 놨다. 차례로 마운드에 오른 원태인 신민혁 정해영 최준용이 샌디에이고의 호화 라인업을 봉쇄했다. 급기야 6회말 샌디에이고 공격 때 웨이드가 기습번트를 시도하는 진풍경까지 연출됐다.
타선 또한 빅리그 투수들을 맞아 선방했다. 안타 수(5개)에선 오히려 샌디에이고보다 하나 앞섰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으로 국제용 면모를 증명한 윤동희가 멀티 히트를 기록했고 문보경은 볼넷 2개 포함 3차례나 살아 나갔다.
같은 날 낮 열린 LA 다저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는 다저스의 14대 3 완승으로 끝났다. 2020시즌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였던 프레디 프리먼이 4타수 3안타 1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1회 키움 선발 아리엘 후라도의 속구를 퍼 올려 오른쪽 외야 전광판을 직격한 대형 아치가 압권이었다. 외야수 제이슨 헤이워드는 3안타 4타점으로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강속구 승부도 이어졌다. 6회 마운드에 오른 조 켈리가 이원석에게 던진 4구째는 MLB닷컴 기준 시속 99.4마일(159.97㎞)로 측정됐다.
키움도 분전했지만 전력 열세를 뒤집진 못했다. 송성문이 멀티 히트로 2타점을 수확한 게 위안거리였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TV로 보던 선수들과 함께 뛴 경험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