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행사에 참여하려고 광주광역시에서 왔어요. 유명한 강사에게 강의도 듣고 일대일 대화를 통해서 신앙관과 결혼관이 맞는 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어서 만족스러웠어요.”
토요일이었던 16일 서울 마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6회 크리스천 로맨틱 스토리(크로스)’에 참여한 정고은(39·간호사)씨는 행사를 마친 뒤 이렇게 소감을 전했다.
‘크로스’는 기독교결혼컨설팅업체 그레이스메리지컨설팅(대표 조병찬 장로)이 지난해 7월부터 주기적으로 열고 있는 미혼 남녀 매칭 행사다. ‘저출산 극복과 한국교회 부흥’을 목적으로 내건 이 행사는 최대 50명의 기독청년을 한자리에 모아 만남을 주선하고 대화의 장을 제공한다.
참가자의 평균 40% 가량이 다시 만남을 갖는다. 지금까지 크로스를 통해 결혼에 골인한 크리스천 커플이 1쌍, 결혼을 준비 중인 커플은 2쌍이나 된다. 행사 참가비용은 5만원이다. 강사비와 장소대관비, 직원 인건비, 다과비 등을 감안하면 최소한의 ‘노쇼(예약 부도) 비용’만 받고 진행하는 셈이다.
행사를 기획한 조병찬 장로는 “청년층의 결혼 적령기가 늦어지고 혼인 건수가 매년 줄어들고 있는데 기독청년들에게 만남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행사를 기획하게 됐다”며 “자신에게 맞는 크리스천 이성을 만날 좋은 통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현장엔 28명의 청년이 참석해 다양한 레크리에이션과 강의, 일대일 대화(로테이션)에 동참했다. 구독자 16만명을 보유한 유튜버 ‘책읽는사자’는 성경적 결혼관에 대해 강의했다. 자신을 ‘유부남 11년 차’로 소개한 그는 “연애·결혼의 주인공은 내가 아닌 예수님”이라며 “우리 크리스천은 ‘나의 행복’이 아닌 ‘거룩’이 결혼의 목적임을 알고, 부부가 영적으로 한마음을 품고 거룩함을 향해 함께 나아갈 때 정말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레이스메리지컨설팅은 교회 내 청년을 대상으로도 이런 행사를 마련하고 있다. 조 장로는 지난해 서울 빛의자녀교회, 부산 해오름교회 등 6개 교회에서 무료로 성경적 결혼관 강의와 만남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장래인구추계를 통해 전망한 올해 합계출산율은 0.68명이다. 역대 최저치(0.72명)였던 지난해보다 더 추락한 수치다. 이런 상황은 한국교회에 직격탄으로 다가오면서 교회 주일학교 인원이 2022년 기준으로 지난 10년새 45%나 쪼그라든 것으로 주요 교단들은 분석했다.
조 장로는 “정부 통계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출생아 수 감소분의 77%가 혼인 감소의 영향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청년들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하나님 명령에 따를 수 있도록 한국교회가 기독청년 결혼 활성화를 위해 힘써야 한다”고 전했다.
글·사진=조승현 기자 cho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