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기도모임 횃불회를 처음 시작한 학교법인 횃불학원 전 이사장 이형자(사진) 권사가 17일 별세했다. 향년 80세. 이 권사는 최근까지 심장 수술을 받고 투병 중이었다.
이 권사는 1944년 서울 종로구 홍파동에서 이병길 교수와 고정엽 여사의 장녀로 태어났다. 그의 가정은 국내 개신교 첫 세대인 증조할머니에 이어 4대째 믿음의 가문으로 유명하다.
이 권사는 이화여대 미술대 동양화과를 졸업할 무렵 결혼해 약 10년간 자녀 셋을 키우며 평범한 주부로 살았다. 나라와 민족을 위한 기도모임 횃불회를 처음 조직한 건 1977년이었다. 부친의 뒤를 이어 40대 젊은 나이에 신동아그룹 회장이 된 남편 최순영(할렐루야교회 원로) 장로를 내조하고자 둘째 여동생과 친한 친구 한 명과 함께 시작한 기도모임은 1980~1990년대 국내 기독교 역사에 있어서 한 축을 담당한 ‘성령횃불운동’의 모태가 됐다. 1979년 한국기독교선교원을 세웠고 1989년 지금의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을 설립했다. 그가 세운 기독교선교횃불재단은 목회자와 사모 등 영적 리더들 모임인 횃불회를 운영하면서 전국 목회자들의 영적 각성과 한국교회 부흥을 위해 매년 횃불연합대성회를 개최하고 있다.
생전의 이 권사는 1996년 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를 설립하고 초대 이사장을 지냈다. 이후 기독교선교횃불재단 원장·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이 권사는 탈북민을 비롯해 한인 디아스포라를 위한 사역에도 깊은 관심을 갖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최근까지도 181개국 750만 한인 디아스포라를 도와 현지 선교사로 세우는 사역에 매진해 왔다. 과거 선교계의 유엔총회라 불리는 ‘지코위(GCOWE) 95 대회’를 개최하고 전 세계 기독여성이 모인 ‘워가(WOGA)대회’ ‘한민족디아스포라선교대회’ 등 대형 집회를 치렀다. 2022년에는 제10회 한민족디아스포라선교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힘썼다.
이 권사는 미국 미시시피대학교와 트리니티복음주의신학대학원에서 각각 명예 선교학 박사학위와 명예 문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저서로 ‘한민족 디아스포라’(전 2권, 선교횃불) 등이 있다.
유족으로는 배우자 최순영 장로와 장남 지욱(전 신동아화재 이사) 차남 지열(기독교선교횃불재단 이사장) 장녀 지선(횃불학원 이사장)이 있다. 빈소는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35호실에 마련됐다. 천국환송예배는 19일 오후 1시 서울 서초구 양재동 횃불선교센터 사랑성전에서 예정돼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40분이다.
임보혁 기자 bosse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