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의 차세대 에이스로 자리매김한 김길리(성남시청·사진)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생애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길리는 “월드컵 우승과는 또 다른 기분”이라며 “올림픽 출전이라는 가장 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길리는 16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열린 2024 국제빙상연맹(ISU) 쇼트트랙 세계선수권대회 여자 1500m 결승에서 2분21초192로 1위를 차지했다. 김길리가 세계선수권 정상에 오른 건 처음이다. 첫 출전한 지난해 대회 때는 여자 3000m 계주에서 은메달을 따냈으나 개인전에서 무관에 그쳤다.
올 시즌 ISU 월드컵에서 금메달 7개를 수확하고 종합우승을 달성한 김길리는 1년 만에 다시 나선 세계선수권에서 일취월장한 실력을 선보였다. 레이스 후반부 3위를 달리던 그는 마지막 바퀴를 남겨두고 대역전극을 써냈다. 엄청난 스피드로 인코스 추월을 시도해 하너 데스멋(벨기에)과 크리스틴 산토스 그리스월드(미국)를 제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김길리는 “3위로 달리고 있을 때도 끝까지 포기하지 말자는 생각으로 뒤에서 기회를 엿봤다.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드디어 해냈다’는 생각이 들어 너무 기뻤다”며 “올 시즌 세계랭킹 1위를 지키는 것이 사실 많이 힘들었는데 마지막까지 1위로 끝내서 만족스럽다”는 소감을 전했다.
김길리는 기존 간판스타 최민정(성남시청)이 올 시즌 휴식 차원에서 태극마크를 내려놓은 사이 쇼트트랙의 새로운 별로 떠올랐다. 그는 ‘차세대 에이스’라는 별명에 대해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면서 “올림픽에 나가려면 더 열심히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로테르담=공동취재단,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