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부르심과 응답

입력 2024-03-19 03:06

여러분은 예수님의 제자입니까. 제자라면 그 증거는 무엇인가요. 예수님은 12명의 제자를 두셨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제자가 스승을 찾아와 자신을 제자로 써달라고 요구하고 스승이 허락해야 합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열두 제자는 예수님이 직접 부르셨습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해변을 지나시다가 시몬과 그의 동생 안드레가 그물질하는 것을 보시고 “나를 따라오라” 부르셨습니다. 인생의 가장 큰 축복은 우리가 예수님의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입니다. 그 부르심에 응답하는 것이 곧 믿음입니다.

시몬과 야고보가 예수님의 부름을 받았을 때 그들은 계속 고기를 잡을 것인지, 아니면 예수를 따라나설 것인지 고민했을 것입니다. 그러다 결국 그들은 예수님을 따라나섰습니다. 예수님을 만난 후 그들에게는 어떤 영적 갈망과 스파크가 생겼을 것입니다.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과 삶의 질이 달라집니다.

제자들은 예수님을 만나 변화된 인생을 산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예수님을 만나지 않았다면 평생 물고기만 잡다 죽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예수님을 만나 변화돼 세상을 변화시키는 역사의 주역으로 살았습니다. 예수님을 만나면 인생이 바뀝니다. 시몬은 그물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랐고 야고보는 아버지와 품꾼, 배를 ‘버려두고’ 나섰습니다. 제자로 나선 이들은 생계수단이었던 모든 것, 그리고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던 모든 것을 버렸습니다.

오늘 말씀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선포합니다.(막 1:14) 하나님 나라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것은 두 가지 곧 회개와 믿음입니다. 회개는 버림입니다. 하나님 나라를 향해 삶의 방향을 바꾸는 것이 회개입니다. 회개는 교양 차원의 반성이 아니라 영혼 차원의 돌아섬입니다. 또한 예수님의 제자가 된다는 것은 예수님에게 일어난 하나님의 통치에 모든 것을 맡긴다는 뜻입니다. 이것이 믿음입니다. 현재만 아니라 죽음 이후의 미래까지 완전히 맡긴다는 뜻입니다. 왜냐하면 하나님께서 그를 통해서 구원의 길을 주셨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예수님 한 분에게만 순종함으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집니다. 예수님을 향한 의존이 깊어질수록 우리의 자유는 더 커집니다. 이것을 아는 사람은 “나를 따르라”는 예수님의 부르심 앞에 모든 것을 버려두고 예수님을 따라갑니다. 예수님을 따라나선 우리에게도 여전히 불확실한 게 많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를 부르신 예수님에게 운명을 건 사람입니다. 결단했으면 버려야 할 것을 버리고 주님의 삶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미국 목회자 카일 아이들먼은 그의 책 ‘팬인가, 제자인가’에서 팬과 제자를 이렇게 구분합니다. “팬은 ‘와서 환호하라’는 메시지를 듣고, 제자는 ‘와서 죽으라’는 명령을 듣는다.” 그러니까 예수님이 “나를 따라오라” 하신 말씀도 주님께서 제자들에게 매력적이거나 안락한 삶을 약속한 게 아니라 죽을 것에 대해 말씀하신 것입니다.

독일의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는 “그리스도께서는 사람을 부르실 때 와서 죽으라고 명하신다”고 했습니다. 자신에 대해 죽는 것이 곧 예수 안에서 사는 길이기 때문입니다. 사순절을 지내고 있는 우리에게 오늘 말씀은 이렇게 도전하십니다. “진정 당신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제자입니까. 복음으로 인해 어떤 위험을 무릅쓰고 순종할 각오가 되어 있습니까.”

최윤철 목사(시온성교회)

◇최윤철 목사는 서울 영등포에 있는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 시온성교회를 섬기고 있으며 마을의 정자나무와 사랑방 같은 ‘마을 목회’를 지향합니다. 지역 어르신을 섬기고 청년과 다음세대를 위해 문화 공간 ‘이음’을 마련해 지역을 섬기며 탄소 중립 기후교회를 실천하기 위해 힘쓰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