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美정부 8조원 반도체 보조금 받을 것”

입력 2024-03-16 04:05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에 8조원 상당의 반도체 보조금을 지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삼성전자가 미국 내 건립하고 있는 반도체 생산공장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통신은 14일(현지시간) 관계자를 인용해 미 정부가 삼성전자에 60억 달러(약 7조9600억원)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보조금 지원으로 삼성전자는 미 텍사스주 테일러에 170억 달러를 들여 짓고 있는 공장의 규모를 확장하거나 신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등의 추가 투자 방안도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아직 보조금 규모가 최종 확정되진 않았지만 이 규모대로 지원이 이뤄진다면 미 정부가 자국 기업인 인텔 다음으로 많은 보조금을 삼성전자에 주게 된다. 미 정부는 첨단반도체 생산기업 지원 목적으로 280억 달러를 책정했는데, 인텔에 대한 보조금은 대출액을 합쳐 100억 달러 규모일 것이란 현지 보도가 나오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다음 주쯤 애리조나주에 건설 중인 인텔 반도체 공장을 찾아 보조금 지급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며, 다른 기업에 대한 보조금 계획도 이달 말쯤 공개될 것으로 보인다.

미 정부는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1위 기업인 대만 TSMC에는 50억 달러의 보조금을 책정했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TSMC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미국 내 파운드리 사업에서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미 반도체법은 보조금을 받는 기업이 중국 내 반도체 생산능력을 확장하는 데 제한을 두고 있어 삼성전자도 중국 사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또 미 정부는 보조금 지급요건으로 초과이익 환수, 기밀 정보 제출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15일 “미 정부가 이같은 규모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삼성전자가 미 반도체 산업에 큰 이익을 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라며 “반도체 장비 발주를 늦추는 등 보조금을 기다려온 삼성전자도 미국 내 라인 증설이나 투자 여력이 생겨 사업 확장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