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에 최고 시속 140㎞ 이상을 낼 수 있는 고속도로 ‘한국형 아우토반’이 들어선다. 노선에 굴곡이 많아 속도가 나지 않던 전라선 고속철도 노선의 정비도 시작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열린 20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영암에서 광주까지 47㎞ 구간에 약 2조6000억원을 투입해 독일의 아우토반과 같은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며 “올해 세부계획 마련을 위해 연구에 즉시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호남에서 열린 첫 민생토론회의 주제는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이었다. 윤 대통령은 “선거 때부터 호남이 잘돼야 대한민국이 잘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이순신 장군의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 정신으로 우리 정부도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에 발맞춰 이달 중 광주~영암 초고속도로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한다. 초고속도로는 최고속도 상한을 시속 140㎞ 이상으로 높인 고속도로다. 현재 고속도로 제한 최고속도는 시속 120㎞다. 전남은 속도 상한으로 시속 200㎞를 제안했는데, 정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적정 상한 속도를 정한다는 계획이다.
설계속도가 낮아 ‘고속철’이라는 이름이 무색하던 전라선의 고속화 사업도 추진한다. 전라선은 전북 익산에서 전남 여수를 잇는 180㎞ 고속철도 노선이다. 경부선·호남선 등 다른 고속철 노선보다 굴곡이 많아 속도가 느리다.
정부는 전라선 고속철 속도를 시속 120㎞에서 250㎞까지 높일 수 있도록 일부 구간의 선형을 개량하는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서울 용산역~여수엑스포역 구간을 운행하는 열차의 82%가 2시간대 운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전라선 고속화 사업에는 1조원이 투입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12월 사전타당성조사를 마치고 지난달 기획재정부에 예비타당성조사를 신청했다. 완도~강진 고속도로 사업도 본격 추진한다. 38㎞ 구간에 1조6000억원을 투입하는 고속도로가 완공되면 이동시간이 약 20분 줄어들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우주산업 클러스터 및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업단지 조성에 대한 강한 의지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민간 주도의 뉴스페이스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우주산업 클러스터를 구축하겠다”며 “고흥 우주발사체 국가산단을 조성하고 예타 면제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세종=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