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을 움직일 수 없게 된 뒤 72년 동안 인공호흡 장치인 ‘아이언렁(철제 폐)’ 속에서 살아온 남성이 7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13일(현지시간) AP통신은 33만명의 소셜미디어 팔로어를 보유한 미국 인플루언서 폴 알렉산더(사진)가 지난 11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알렉산더는 그동안 주변의 도움을 받아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아이언렁맨’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일상을 소개했다. 그는 6살 때인 1952년 소아마비에 걸려 전신이 마비돼 호흡이 어려워지자 아이언렁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이언렁은 근육 조절 능력을 잃은 환자의 호흡을 돕는 철제 기기다. 머리를 제외한 신체를 완전히 감싸는 큰 원통형 구조로, 내부를 일부 진공 상태로 만들어 환자가 숨을 들이쉴 수 있게 한다.
알렉산더는 이 기기 안에 누워 지내면서도 학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텍사스대학교에서 경제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변호사 시험에도 합격했다. 입에 도구를 물고 키보드를 두드려 책을 쓰기도 했다. 알렉산더의 오랜 친구 대니얼 스핑크스는 “웃는 것을 좋아했던 그는 이 세상의 밝은 별이었다”고 애도했다.
송태화 기자 alv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