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하고 국고를 동원해 이를 사들인 엘살바도르가 70%에 육박하는 미실현 수익을 올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엘살바도르는 최근 비트코인의 무서운 상승세에 힘입어 68%대의 잠정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매도 추정 수익은 8400만 달러(약 1105억원)다.
나이브 부켈레(43·사진) 엘살바도르 대통령은 엑스(옛 트위터)에 ‘엘살바도르가 비트코인 투자 전략으로 8300만 달러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다른 이용자의 게시물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시민권 제공 프로그램과 기업체를 위한 달러로의 환전, 채굴, 정부 서비스(투자)를 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시민권 프로그램은 엘살바도르 정부에 비트코인을 기부하는 외국인에게 신속히 시민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이민법을 말한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2021년 9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통화로 채택했다. 이후 정부는 비트코인 1억2190만 달러(약 1602억원)어치를 사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13일 기준 엘살바도르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2862개다.
부켈레 대통령은 지난해 초중반까지 60% 안팎의 손해를 보면서 국내외에서 비판을 받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금융 안정성과 재정의 지속 가능성, 소비자 보호에 대한 근본적인 위험이 있다”며 “가상화폐에 법정통화 지위를 부여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부켈레 대통령은 “저점일 때 사들이는 게 좋다”며 추가 매수하도록 했고 지열에너지 기반 비트코인 채굴, 1조원대 비트코인 채권 발행, 가상화폐 양도 허용 등 비트코인을 금융자산으로 보장하는 정책들을 펼쳤다.
장은현 기자 e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