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소액주주 수가 지난해 100만명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삼성SDI와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이차전지와 바이오 계열사 소액주주 수는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여 대조를 이뤘다.
13일 삼성전자의 2023년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지분율 1% 미만인 소액주주 수는 467만2039명으로 2022년 말 581만3977명 대비 114만1938명 감소했다. ‘국민주’ 삼성전자에는 한때 600만명이 넘는 ‘개미’가 몰렸으나 반도체 업황 불황과 맞물려 주가가 오랜 기간 횡보하자 소액주주가 대거 떠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소액주주 수는 2020년 말 215만3969명에서 2021년 말 506만6351 명으로 1년 만에 배 이상 급증했다. 2022 년 9월엔 602만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같은 해 4분기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탈 이유는 주가 부진으로 보인다. 2021년 1월 9만6800원으로 10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주가가 미끄러졌다. 3년째 6만~7만원대에 갇혀 있다. 이날 종가는 7만4100원이었다.
전자부품 제조사 삼성전기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지난해 소액주주 수는 23만6377명으로 2022년 말(30만2731명)에 비해 6만명 넘게 감소했다. 삼성그룹 주식 중 전통적인 배당주인 보험사 소액주주 수도 줄었다. 삼성화재 소액주주는 지난해 말 1만5452명으로 1년 새 6480명 감소했다. 삼성생명도 2022년 말 10만788명에서 지난해 6월 말 9만6754 명으로 4000명 이상 줄었다.
소액주주들은 반도체에서 배터리와 바이오로 옮겨탄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SDI 소액주주는 2022년 말 23만3909 명에서 지난해 말 28만5618명으로 5만1709명 증가했다. 증가율이 22.1%에 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소액주주 수는 지난해 말 기준 12만3997명으로 1년 새 21.4%(2만1800여명) 늘었다. 한국의 주력 산업은 여전히 반도체지만, 성장성만큼은 이차전지와 바이오에 대한 기대를 걸고 있는 모습이다.
김민영 기자 m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