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와 배 도매가격이 1년 사이 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집계됐다. 평년에는 4만원대에 머무르던 사과 10㎏당 도매가격은 올해 들어 9만원을 넘긴 상태다. 배 도매가격 역시 15㎏당 10만원을 넘어서면서 4만원선이던 예년 가격을 크게 웃돌고 있다. 도매가격 상승이 이어지면서 마트에서 판매하는 소매가도 당분간 고공행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전날 기준 후지 품종 사과 도매가격은 10㎏당 9만1700원을 기록했다. 이는 1년 전(4만1060원) 대비 123.3% 상승한 금액이다. 최근 5년간 평균 가격인 평년 가격이 10㎏당 4만1184원인 점을 봐도 이례적으로 많이 올랐다는 평가가 나온다. 사과 도매가격은 지난 1월 이후 9만원 안팎을 오가고 있는 상태다.
배 상황도 비슷하다. 배 도매가격은 전날 기준 15㎏당 10만3600원으로 1년 전(4만3924원)보다 134.0%나 올랐다. 평년 배 도매가격 15㎏당 5만1147원과 비교해도 배가 넘게 올랐다. 배 도매가격이 1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이후 2년 7개월 만에 처음이다.
도매가격 상승은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하는 소매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 된다. 사과 10개당 소매가격은 전날 3만97원으로 1년 전(2만3063원)보다 30.5% 올랐다. 배 10개당 소매가격도 전날 4만2808원으로 1년 전(2만8523원)보다 50.1% 상승했다. 그나마 정부 할인 지원으로 도매가격 상승분보다는 적게 오른 편이다.
문제는 앞으로 이 상황이 이어진다는 점이다. 햇사과와 햇배가 나오는 7월까지는 가격이 내려갈 요인이 없다. 정부가 설 성수기를 앞두고 저장해 둔 사과·배를 시장에 대량 공급하면서 저장 물량도 부족한 상태다.
대체재 역시 기대하기 쉽지 않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일반토마토와 대추형 방울토마토, 딸기, 참외 등 과채류 출하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 감소할 전망이다. 가격이 오르므로 해당 품목 공급이 사과·배 수요를 흡수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