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가 낮아진 가격에 거래되는 비중이 올해 들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저가매물 소진과 함께 가격 상승이나 보합 비중이 늘고 있지만 전반적 거래 감소로 볼 때 회복세보다는 ‘숨 고르기’에 가까운 것으로 평가된다.
13일 직방이 집계한 국토교통부 공개 실거래가 추이를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중 가격을 직전보다 1% 이상 낮춘 비중은 지난해 12월 50.0%에서 올해 1월 44.3%, 2월 39.1%로 2개월 연속 낮아지며 앞자리가 매달 바뀌었다.
서울 아파트가 1% 이상 오른 가격에 거래된 비중은 같은 기간 34.8%에서 42.7%로 8% 포인트 가까이 높아졌다. 변동률 1% 미만으로 사실상 같은 가격을 유지한 보합 거래는 15.2%에서 18.2%로 늘었다.
매매가격 상승 비중이 늘기는 했지만 반등 국면에 들어섰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지난해 12월 1463건이었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2106건으로 44.0% 늘었다가 바로 다음 달인 2월 1194건으로 43.3% 감소했다.
가격 추이별로 상승 거래건수는 올해 1월 815건에서 2월 510건으로 37.4% 줄며 지난해 12월(509건) 수준으로 돌아갔다. 이 기간 하락 거래량은 933건에서 467건으로 거의 반 토막이 났다. 지난해 12월 732건에도 크게 못 미친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실 리드는 “최근 추세는 지역별 저가매물 소진 이후 숨 고르기로 보인다”며 “일부 지역은 여전히 저가매물이 거래시장을 주도하기도 해 시장 회복으로 해석하기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일명 ‘금관구’(금천·관악·구로)는 지난해 10월 34.2%였던 하락 거래 비중이 매달 꾸준히 커져 지난달 49.2%로 절반에 육박했다. 상승 거래는 지난해 12월 38.1%에서 올해 1월 41.2%로 늘었다가 2월 35.2%로 다시 낮아졌다.
강남3구(강남·서초·송파) 하락 거래는 지난해 10월 26.%에서 올해 1월 48.5%까지 늘었다가 2월 42.6%로 줄며 증가세가 꺾였다. 그에 비해 상승 거래는 1월 36.7%에서 2월 36.8%로 소폭 증가에 그쳤다. 보합이 14.7%에서 20.6%로 늘었다.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은 하락 거래 비중이 지난해 12월 55.6%에서 올해 2월 33.3%로 크게 낮아졌다. 중저가 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도 이 비중이 같은 기간 51.2%에서 42.3%로 줄었다.
상승 거래는 마용성이 지난해 12월 27.8%에서 올해 2월 45.0%로 늘었다. 노도강은 지난해 12월 41.5%에서 올해 1월 34.5%로 줄었다가 2월 43.5%로 반등했다. 김 리드는 “앞서 쌓인 저가매물이 소진된 뒤 하방압력을 견딜 만한 매물로 시장이 재편된 영향으로 풀이된다”며 “시장에선 여전히 더 싼 매물을 찾는 수요가 거래를 주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