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환자 2명에게 약물을 투여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 서울의 한 요양병원장 이모(46)씨가 검찰에 넘겨졌다.
12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현 형사기동대)는 지난달 7일 살인 혐의로 이씨를 서울서부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이씨의 공범으로 지목된 병원 행정부장 A씨(45)도 같은 혐의로 함께 송치됐다.
이씨는 2015년 9월 서울 동대문구 소재 요양병원에서 A씨에게 건네받은 염화칼륨(KCL) 주사를 60대 남성 환자에게 투약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그해 11월에도 80대 여성에게 같은 주사를 놨다. 염화칼륨은 일부 국가에서 사형 집행에 사용되고 있다. 환자들은 약물을 투여받고 약 10분 만에 사망했다. 병원 측은 두 환자 유족에겐 지병으로 인한 자연사라고 통보했다.
경찰은 이씨가 병원 경영상의 피해를 우려해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사건 당시인 2015년은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가 유행했는데, 2급 전염병인 결핵 환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 병원 운영에 타격을 입을까 우려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경찰은 지난해 11월과 지난 1월 두 차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은 증거 부족 등을 이유로 모두 기각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