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 5월 18일 새벽에 숨진 전북대 이세종 열사가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최초 희생자로 44년만에 공식 인정됐다. 국가가 처음 채택한 5·18 광주민주화운동 진상 규명 보고서에 등재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그동안 최초 희생자는 5월 19일 사망한 광주 시민 김경철(당시 23세)씨로 알려져 있었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 ‘5·18민주화운동 사망 사건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5·18 당시 개별 사망자 166명을 사망일자 순으로 나열하고 첫 번째로 ‘이세종’의 이름을 적었다. 이어 “이세종은 5·18민주화운동 기간 첫 사망자다”라고 기록했다. 사망 상황은 “1980년 5월 18일 전북대에서 계엄군에게 폭행당한 뒤 추락하여 오전 1시40~50분 사망했다”, 주요 사인은 “둔력에 의한 손상”, 사망 장소는 “전북대 학생회관”, 관련 부대는 “제7공수여단 31대대”라고 기술했다.
당시 사체를 검안했던 이동근 전북대병원 교수는 “두개골 골절과 간장 파열은 추락으로 인해 동시에 발생할 수 없다”며 계엄군의 폭행 사실을 밝혀냈다. 조사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당시 전북대 학생회관 3층에서 유인물을 만들고 있었던 이모씨로부터 “이세종이 2명의 계엄군 중 1명에게 소총 개머리판으로 머리를 찍히고 고꾸라지는 장면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들었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위원회 관계자는 12일 “5·18민주화운동이 광주에서만의 사건이 아니라 전남·북, 나아가 전국의 사건이었음을 보여주는 예시”라고 설명했다.
전주=김용권 기자 y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