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결국 비명횡사

입력 2024-03-12 04:06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의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이 지역 현역인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사진) 의원이 원외 친명(친이재명)계 정봉주 당 교육연수원장에게 패했다. 박 의원은 현역의원 평가 하위 10%에 적용되는 경선 득표율 30% 감산의 벽을 넘지 못하고 낙천했다.

민주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11일 지역구 4곳의 경선 결과를 발표했다. 박 의원은 당초 정 원장, 이승훈 변호사와 3자 경선을 벌였지만 과반 득표자가 없어 최하위 득표를 기록한 이 변호사를 제외하고 정 원장과 양자 결선을 치렀다. 경선에서 탈락한 친명 성향의 이 변호사는 정 원장 지지 선언을 했다.

박 의원은 2022년 8월 전당대회 당시 이재명 대표와 당권을 놓고 경쟁했고 이후 이재명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온 비명계 인사다. 박 의원이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비명횡사’ 공천 논란이 다시 일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경선 결과에 승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탈당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박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 출연해 “민주당의 여러 구박과 타박과 불공정에도 불구하고 당에 남겠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대장동 변호사’로 불리는 김동아 변호사도 서울 서대문갑 경선에서 권지웅 전 비상대책위원과 김규현 변호사를 꺾고 승리했다. 이 대표 최측근인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변호를 맡은 김 변호사는 당초 경선 대상에 들지 못했다가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이 배제되면서 뒤늦게 후보군에 합류해 ‘친명 끼워넣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세종 세종갑에서는 이영선 후보가, 경기 화성정에서는 비례대표 전용기 의원이 경선에서 승리해 공천장을 받았다. 이 후보와 전 의원은 각각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 이원욱 개혁신당 의원과 맞붙게 됐다.

공천을 대부분 마무리한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와 이해찬 전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 ‘3톱’이 이끄는 선거대책위원회가 12일 출범한다고 발표했다. 선대위 명칭은 ‘정권심판 국민승리 선대위’로 정했다. 이와 함께 선대위 4대 키워드로 혁신, 통합, 국민참여, 심판을 제시했다.

4대 키워드를 상징하는 8명의 선대위원장과 최고위원 7명이 공동 선대위원장을 겸하면서 선대위원장만 20명에 달하는 ‘매머드 선대위’가 꾸려졌다. 정권 심판론과 경제 실정론을 부각하기 위해 선대위 안에 정권심판본부와 대한민국살리기본부도 설치했다.

서울 중·성동갑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친문(친문재인)계 핵심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선대위에 합류할지도 관심이다. 임 전 실장은 이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돌파해야 한다”면서도 “감투도 의전도 형식도 원치 않는다”며 선대위 합류 거부 의사를 시사했다.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임 실장께 공동 선대위원장을 부탁드렸다”며 “윤석열 정권 심판과 민주당 승리를 위해 고민해주시면 좋겠다”는 글을 올렸다.

신용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