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가격이 국내 거래소에서 사상 처음으로 1억원을 넘었다. 올해 초만 해도 5700만원대였던 비트코인은 두 달여 만에 75% 이상 급등했다. 해외 대비 원화 거래 가격이 높은 ‘코리아 프리미엄’은 7% 안팎으로 치솟았다.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비트코인은 11일 오후 4시30분쯤 1억원에 거래됐다. 최고 1억30만원까지 오른 뒤 소폭 하락해 9900만원대를 오갔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29일 9000만원을 넘기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운 이후 등락을 거듭하다 이날 다시 급등해 결국 1억원을 넘어섰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비트코인 가격은 상승세다. 글로벌 코인 시황 중계 사이트인 코인마켓캡에서 비트코인은 7만1000달러(약 93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지난 9일에 이어 사상 최고치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비트코인이 10만 달러(약 1억3100만원)를 달성할 가능성도 크게 보고 있다.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자금이 계속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비트코인 현물 ETF가 지난 1월 11일 거래를 시작한 이후 100억 달러의 순유입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비트코인 가격이 치솟는 것은 현물 ETF와 유통량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반감기,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맞물린 결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유통량이 줄어드는 반감기는 4월로 예정돼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오는 6월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은 위험자산에 대한 매수세로 이어지는 경향이 있다.
비트코인 상승세와 달리 증시는 반도체주 약세에 하락 전환했다. 이날 코스피는 20.51포인트(0.77%) 내린 2659.84로 마감했다. 뉴욕 증시에서 엔비디아(-5.5%), 브로드컴(-6.9%), 인텔(-4.6%) 등 반도체주가 일제히 하락한 영향이 반영됐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