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뒷담] AI 전담 조직 만드는 카카오… 수장 두고 설왕설래

입력 2024-03-11 04:07

‘정신아 체제’로 조직 개편에 속도를 내는 카카오가 인공지능(AI) 사업을 전담하는 정식 조직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카카오는 조직 내에서 뽑은 직원들로 태스크포스(TF)를 꾸려 AI 사업을 수행했다. 자회사인 카카오브레인과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AI를 전담했기 때문에 본사에는 별도 조직을 두지 않았다.

그러나 생성형 AI 열풍 이후 카카오가 경쟁에서 밀려났다는 평가가 나오자 분위기가 달라졌다. 글로벌 빅테크뿐만 아니라 포털 경쟁사인 네이버가 자체 AI 모델을 내놓고 본격적인 사업화에 들어갔지만, 카카오는 ‘코GPT2.0’ 발표 시기조차 확정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정식으로 AI 조직을 신설해 위기를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에 무게가 쏠렸다.

덩달아 신설 AI 조직을 이끌 수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진다. 10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다음 사내독립기업(CIC)을 이끌고 있는 황유지 대표가 신설 조직 부문장으로 부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상호 SK텔레콤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카카오의 AI 전략을 이끄는 수장으로 이동할 것이란 하마평도 무성하다. 이 CTO는 인터넷 초창기 시절 검색 시스템을 만드는 데 공을 세웠던 인물로 꼽힌다. 과거 다음커뮤니케이션 검색그룹장으로 재직했었고 카카오의 ‘추천 팀장’을 맡기도 했다. 이후 SK로 이직해서 SK텔레콤 AI사업단장, 11번가 대표이사, SK텔레콤 CTO를 맡았다. 현재 CTO 보직에서 물러나 경영자문으로 있어 카카오 복귀가 임박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카카오 내부에서는 AI 경쟁에서 생존 여부를 가를 중요한 시기인 만큼 ‘AI 전문가’가 리더가 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옛 다음’ 출신이 또다시 카카오 요직을 차지하는 등 ‘회전문 인사’가 반복되는 데 비판적인 기류도 읽힌다.

전성필 기자 fee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