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인구가 지난해 14년 만에 순유출을 기록했다. 20대 청년층의 탈제주 현상도 뚜렷하게 감지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로 전입한 인구(8만1508명)에서 전출한 인구(8만3195명)를 뺀 순이동인구는 마이너스 1687명으로 나타났다. 제주로 들어온 사람보다 떠난 사람이 더 많았다. 순이동인구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
제주도 인구는 2006년 55만8496명에서 2023년 67만5252명으로 17년 만에 20.9%(11만6756명)나 증가했다. 순이동인구는 2010년부터 플러스를 기록해 2016년 1만4632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18년 8853명, 2020년 3378명, 2022년 3148명으로 크게 감소하다 지난해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제주도 인구는 국제학교 개교와 관광객 증가, 제주살이 등 이주 열풍을 타고 짧은 시간에 급증했지만 2019년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기 시작했다.
제주도 인구 유입 감소는 부동산값 상승에 따른 거주지 마련 부담 등이 주된 요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제주지역 민간아파트 평균 분양가는 3.3㎡당 2574만원으로, 서울지역(3494만원) 다음으로 높았다. 관광 서비스업 외 일자리가 부족하고, 물가가 높지만 급여 수준이 낮은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20대 청년층의 탈제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난해 연령대별 전출 규모를 보면 20대가 21.5%(1만7942명)로 가장 많았다. 20대에서만 2002명이 제주를 떠났다. 지난해 제주 전체 순유출인구(1687명)보다 많았다.
제주도도 대책 마련에 착수했다. 오영훈 지사 주재로 지난 8일 첫 개최한 월례 경제정책전략회의 주제를 ‘청년인구 유출방지 방안’으로 잡고 청년인구 유출을 막기 위한 정책 방향을 논의했다.
오 지사는 도내 기업 채용현황 및 계획, 도내 유치·창업 예정 기업의 채용 전망, 행정시에 인허가를 신청한 민간기업 현황 등 관련 데이터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청년 정착을 뒷받침할 세부 계획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