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이 32일(9일 기준) 앞으로 다가오면서 여야 지지층이 진영을 중심으로 결집하는 양상을 보인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모두 지역구 공천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면서 공천 잡음이나 계파 갈등이 수그러드는 분위기다. 투표일까지 남은 기간에 각 정당에서 내놓는 메시지와 선거 전략에 따라 선거 구도가 요동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8일까지 전국 254개 지역구 가운데 216곳의 공천을 확정했다. 남은 38개 지역구 공천도 다음 주에 끝낼 방침이다. 민주당 역시 254개 지역구 중 203개 지역의 공천을 마친 상태다. 공천에서 탈락한 여야 현역들은 대부분 결과에 승복하거나, 일찌감치 탈당하면서 공천 잡음은 일단락되고 있다.
보수진영과 진보진영은 팽팽한 지지율을 기반으로 선거전에 돌입한다.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이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 5~7일 벌인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의 정당 지지율은 각각 37%, 31%로 나타났다. 조국혁신당(6%), 개혁신당(3%), 녹색정의당·새로운미래·진보당(각 1%)이 뒤를 이었다. 그 외 정당 지지율과 무당층을 합하면 20%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정당 지지율에선 국민의힘이 앞서고 있지만, 이미 총선연대를 공식 선언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을 합치면 37%로 국민의힘과 같아진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을 범보수로,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새로운미래·녹색정의당·진보당을 범진보로 보면, 범보수와 범진보가 ‘40%대(對) 40%’의 지지율 구도를 형성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선거일이 다가오면서 각 당의 지지층도 진영을 중심으로 결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론조사 전문가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한동훈(비상대책위원장) 컨벤션 효과’로 그동안 빠져나간 보수층이 원대 복귀했고, 공천 과정에서 이탈한 민주당 지지층은 조국혁신당이라는 대안으로 넘어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격적 선거전을 앞두고 두 진영이 초박빙 지지율을 보이는 만큼 ‘중도 표심’이 어디로 쏠릴지에 관심이 쏠린다. 정치권 관계자는 “남은 기간에 중도층 20%를 누가 더 흡수하느냐의 문제가 남았다. 지금부터는 어느 쪽이 실수를 덜 하고 더 좋은 인상을 남기느냐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여야는 여론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민주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번 총선은 서울과 수도권에서 단 몇 퍼센트 포인트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초접전 지역이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제 다시 ‘윤석열정권 심판론’을 강하게 띄워야 할 시점”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 한 중진 의원은 “남은 기간 야권의 공격 빌미를 줄 만한 작은 실수라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신용일 이종선 기자 mrmonst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