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尹정권 심판벨트’ 행보 시동

입력 2024-03-08 04:07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 서울·양평고속도로 현장을 찾아 당 관계자들로부터 종점 변경 의혹과 관련한 설명을 듣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5월 고속도로 종점을 강상면 병산리로 변경했는데, 이러한 결정이 윤석열 대통령 처가에 대한 특혜 목적이라는 논란이 일었다. 양평=이병주 기자

당내 공천 파동을 수습하기 위해 서울 종로·영등포갑·양천갑을 찾으며 통합 행보를 이어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일 ‘윤석열 정권 심판 벨트’로 행선지를 옮겼다. 이 대표는 이날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일대를 찾아 김건희 여사 특혜 논란을 낳았던 ‘서울·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을 재차 부각하며 정권 심판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당 관계자들로부터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에 관한 브리핑을 들은 뒤 “답답한 현실이다. 국민을 위해 쓰라고 권한을 맡겨놨더니 전혀 엉뚱한 용도로 권한을 남용하고 있는 현장”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양평군청 앞 ‘서울·양평고속도로 국정농단 진상규명 촉구’ 농성장으로 이동해 “국정농단의 대표적 사례가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사건”이라고 말했다. 이어 “권력을 국민을 위해 사용하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행사하는 이런 집단은 국민 대리인을 할 자격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인천 계양을)에서 맞붙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과 민주당의 여주·양평 후보 최재관 전 지역위원장의 경쟁 상대인 김선교 전 의원도 비판했다. 김 전 의원은 불법 후원금 문제로 지난해 의원직을 상실했다. 이 대표는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고, 양평고속도로 변경안에 대해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원 전 장관도 공천받았다”며 “국민의힘은 이런 분들을 내세워 국민에게 심판받겠다는 것인데 과연 그게 국민에 대한 도리냐”고 반문했다.

이 대표는 이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아 임직원 및 반도체산업협회 관계자들과 정책간담회를 했다. 민주당은 경기 남부와 동부권에 ‘반도체 메가시티’를, 전국에 U자 형태의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 반도체 클러스터를 각각 조성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대표는 ‘해병대 채모 상병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부각하기 위해 신범철 전 국방부 차관이 출마한 충남 천안갑 방문을 검토 중이다. 이 대표 측 핵심 관계자는 “내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과 관련해 대전 유성구에 갈 것”이라며 “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부산도 후보군”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날 윤석열 대통령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했다. 거듭된 민생토론회로 총선용 공약을 남발하는 등 ‘관건선거’를 펼친다는 내용의 고발이었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 관계자는 “잘못된 주장”이라며 “야당도 정부와 함께 민생을 챙기는 데 힘을 보태주는 모습을 보여주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영선 신용일 기자 ys8584@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