컷오프 반발 진압 나선 한동훈 “무소속 당선돼도 복당 불허”

입력 2024-03-08 04:06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경기도 수원시 지동못골시장에서 수원 지역 총선 후보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두 손을 들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수원은 지난 2020년 21대 총선에서 갑·을·병·정·무 5개 지역구를 모두 더불어민주당이 싹쓸이해 국민의힘 의석이 1석도 없는 험지로 꼽힌다. 수원=윤웅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7일 공천 탈락한 의원들을 향해 “무소속 출마는 본인 선택이지만 복당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컷오프된 일부 의원들이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내비치자 사전 경고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당이 대단히 포용적으로 운영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기준은 있다. 포용은 최소한의 기강을 전제로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무소속 출마는 본인 선택이지만 과거처럼 당의 입장에 반발해 무소속으로 나가서 당선된 다음 복당한다는 생각이라면 그런 것은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최근 무소속 출마를 시사한 이채익 의원(3선·울산 남갑)을 겨냥한 발언이다. 이 의원은 최근 자신의 지역구가 국민추천제 대상이 되면서 사실상 컷오프 명단에 오르자 페이스북을 통해 “잠시 떠나더라도 승리해서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또 서울 강남병에서 공천 배제된 유경준 의원이 경선을 요구하며 반발한 데 대해 “강남·서초는 굉장히 많은 사랑을 받은 곳이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두 번 드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일축했다. 한 위원장은 유 의원의 지역구 재배치 여부와 관련해서도 “시스템 자체에 의문을 제기하고 부정하는 분을 재배치할 필요는 없다”며 “재배치라는 건 원팀으로 함께 가는 것을 전제로 하는 것 아닌가”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한 위원장은 ‘기득권 중심 공천’이라는 지적도 적극 반박했다. 그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비서실장인 천준호 의원이 서울 강북갑에 단수추천 받은 것과 달리 자신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형동 의원은 경선을 치르는 상황을 대비시키면서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의에 앉아 있는 사람은 다 단수공천 받은 것 아닌가”라고 공세를 폈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비윤(비윤석열)계 또는 계파색이 옅은 인사들이 주로 컷오프되거나 경선에서 탈락한 데 대한 반발 기류도 감지된다. 이들 중에는 공약 개발 등 총선 일선에서 뛰었던 당직자도 포함돼 ‘토사구팽’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유 의원과 경선 탈락한 이태규 의원(경기 여주양평)은 모두 공약개발본부에서 공약기획단 공동단장으로 활동했던 인사들이다. 대구 달서갑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유영하 변호사에게 밀려 컷오프된 홍석준 의원도 공약개발본부 규제개혁TF단장을 맡았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을 위해 헌신한 사람을 홀대하면 앞으로 누가 당을 위해 뛰겠나”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공천의 최우선 기준이 ‘지역구 경쟁력’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이날 “기계적으로 계산기로 공천할 것 같으면 공관위는 필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징성 있는 지역이나 국민에게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지역에서는 공관위가 여러 사정을 감안해 달리 판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구자창 김이현 기자 criti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