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취를 감췄던 마라맛 라면이 돌아오고 있다. 국물 제품은 물론 비빔면에도 마라맛을 내는가 하면 건강면에도 마라향을 추가했다. 젊은층을 위주로 인기를 끌었던 마라가 대중적인 맛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팔도는 7일 ‘팔도마라왕비빔면’(사진 왼쪽)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팔도는 비빔면 시장 1위 업체다. 신제품에는 차가운 면과 잘 어울리는 한국식 마라 분말스프가 포함됐다. 찬물로 헹군 면에 액상 비빔장, 분말스프를 함께 넣어 비벼 먹으면 된다. 알싸한 산초와 베트남 하늘초를 배합해 향신료에 익숙지 않은 소비자들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팔도 측 설명이다.
팔도는 마라맛 라면 브랜드로 ‘마라왕’을 새롭게 선보였다. 절대 강자가 없는 마라맛 라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팔도는 마라맛에 대한 시장 수요도 검증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출시한 ‘킹뚜껑 마라맛’ 한정판 70만개는 출시 1개월 만에 완판됐다. 또 편의점 CU에서 판매 중인 ‘옥사부의 마라짜장·짬뽕’ 등도 생산하면서 마라맛의 가능성을 확인한 것이다. 팔도 관계자는 “마라는 일시적인 유행을 넘어 우리 식문화로 자리 잡았다”며 “향후 국물라면, 볶음면에도 마라맛을 적용해 마라왕 브랜드를 확장하고, 마라라면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라면업계 1위 농심도 지난달부터 ‘사천 마라탕면’을 판매하며 시장 반응을 살피고 있다. 오뚜기는 지난해 10월 ‘컵누들 마라탕’(사진 오른쪽)을 출시해 지난달까지 누적 판매량 600만개를 돌파했다. 이에 올해 초 볶음밥, 국물요리 등에 사용할 수 있는 마라장 2종(산초&고추, 양파&산초)을 선보였다. 풀무원도 지구식단 브랜드에 건강면 제품인 ‘식물성 지구식단 실키 두유면 마라 순한맛’을 선보이며 마라 열풍에 합류했다.
업계는 2019년부터 마라맛 라면을 출시했다가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았다. 마라맛이 대중에게 익숙치 않았던 데다 외식시장의 마라탕과 맛·재료 차이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식품업계가 다시 마라맛에 공을 들이는 것은 1020세대는 물론 그외 연령대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가 지난해 검색어를 분석한 결과 마라탕은 떡볶이와 함께 전 연령대에서 상위 3위 안에 포함됐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의 입맛에 얼얼하고 매콤한 마라 맛이 익숙해지면서 관련 제품이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마라 열풍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다양한 신제품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