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진하는 수입차 시장… 1~2월 누적 판매량 10년來 최저

입력 2024-03-08 04:03

올해 1~2월 수입차 판매량이 3만대를 밑돌며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치를 기록했다. 고금리·고물가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은 데 따른 것이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1만623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622대보다 24.9% 줄어든 것으로 2019년 1만5885대 이후 5년 만에 가장 적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올해 들어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 1월 수입차 판매량은 1만3083대로 11년 만에 가장 적었는데, 2월 실적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올해 1~2월 누적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 3만7844에서 22.5% 감소한 2만9320대에 그쳤다. 두 달간 판매량이 3만대 아래로 집계된 건 10년 만이다. 2014년 2만8701대를 기록한 이후 매년 3만대를 넘겼다.

브랜드별로 보면 지난해 수입차 왕좌에 오른 BMW의 올해 누적 판매량은 1만419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4%, 메르세데스 벤츠는 6523대로 22.5% 줄었다. 지난해 1만 클럽에 올랐던 포르쉐도 1849대로 18.6% 감소했다. 지난해 3위였던 아우디의 하락이 눈에 띈다. 아우디는 지난해 4564대에서 447대로 90.4% 감소했다. 아우디는 신차 부재 등이 부진의 이유로 꼽힌다. 테슬라는 두 달간 175대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볼보, 토요타, 미니는 약진했다. 볼보는 지난해보다 5.0% 성장한 1926대를 판매해 3위에 이름을 올렸다. 토요타(1522대)와 미니(1298대)는 각각 58.5%, 49.9% 늘었다.

연료별로 보면 대세로 떠오른 하이브리드의 인기가 계속됐다. 하이브리드차는 1만5941대가 판매되면서 점유율 54.4%를 기록했다. 점유율이 지난해 29.5% 대비 2배 가까이 올랐다. 하이브리드차는 휘발유·경유차에 비해 오염 물질 배출이 적고 연비가 우수하고, 전기차 대비 충전 불편이 없어 친환경차 대세가 됐다. 휘발유 차량은 2만614대에서 54.4% 감소한 9391대에 그쳤다. 이어 전기(1995대), 플러그인하이브리드(1133대), 경유(860대) 순이었다. 경유는 무려 7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 시장 침체 분위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매장을 찾는 고객들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당장 판매실적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허경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