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상 가장 많이 판매된 SF 소설 ‘듄’의 작가 프랭크 허버트의 단편소설집이 국내 최초로 번역 출간됐다.
‘오래된 방랑하는 집’과 ‘생명의 씨앗’ 등 두 권의 책에는 그가 발표한 첫 SF 단편소설 ‘뭔가 찾고 계신가요?’부터 ‘듄’의 배경인 아라키스 행성의 안내서를 담은 ‘듄으로 가는 길’까지 30여년 간 발표된 32편의 단편소설이 수록돼 있다.
허버트의 단편소설에는 그의 독창적 상상력이 담겨있다. 농장에 해를 끼치는 코요테를 제거하려다 지구상의 개과 동물들이 모두 멸종에 이르게 되는 ‘사라진 개들’(1954), 타임머신을 통해 수만 년 전의 원시인을 데려와 광석 세공을 맡기는 ‘원시인’(1966), 지구의 범죄 없는 마을이 외계인에게 통제받고 있다는 설정과 이를 뒤집는 반전이 등장하는 ‘벼룩의 벼룩’(1967) 등은 허버트의 천재성을 드러낸다.
‘듄’은 허버트가 구성한 방대한 세계관 때문에 오랫동안 많은 이들의 분석과 연구의 대상이었다. 그가 창작한 여러 단편에서 ‘듄’의 중요한 설정이 비롯되기도 했다.
우주 첩보물 ‘건초 더미 작전’(1959)에는 ‘듄’에서 권력의 흐름을 조종하는 조직인 베네 게세리트의 원형인 네이시아인 여성들이 등장한다. ‘사이의 사제’(1960)에선 메시아와 광신자 등 ‘듄’에 등장하는 설정의 원형들을 볼 수 있다.
허버트는 1920년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에서 태어났다.
1939부터 기자로 활동한 그는 사진기자로 제2차 세계대전의 현장에 있었다. 1952년 잡지 ‘스타틀링 스토리스’에 첫 SF 소설을 발표했다. 1965년 ‘듄’ 연대기의 첫 작품을 공개하며 작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듄’ 시리즈는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2000만권 이상 판매됐다.
허버트는 연대기의 6번째 작품 ‘듄의 신전’(1985)을 발표한 이듬해 췌장암 수술을 받고 회복하던 중 폐색전증으로 사망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