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보컬의 힘 있는 목소리가 경쾌한 리듬과 어우러져 기분 좋은 흥얼거림을 만들어냅니다. “One day I will find a way/ 내 힘으로 되는 건/ 단 하나도 난 없는 걸/ Someday I will find Your way/ 나에게 주어진 힘은/ 오직 기도뿐인걸.”
한적한 골목길을 걸어가면서 노래하는 뮤직비디오에 젊은 세대들이 열광했는데요. 특히 인스타그램 릴스로도 제작된 이 곡은 조회 수가 46만회에 달했습니다. ‘우연히 듣고 전곡 무한 반복하게 됐다’ ‘처음엔 그냥 노래인 줄 알았는데 뒤로 가면서 찬양인 줄 알았다’ 등 댓글 반응도 뜨거웠습니다. 지난해 1월 결성된 신인 CCM 그룹 히스플랜의 ‘Need you, Lord’입니다.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예능교회에서 만난 히스플랜 보컬 이시몬(36)씨는 “이렇게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실 줄 몰랐다. 나도 조회수를 보고 깜짝 놀랐다”고 웃었습니다. 이씨와 함께 자리한 보컬 및 기타 박준(36)씨와 드럼 한상희(33)씨도 “신기하고 보람 있었던 경험”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히스플랜은 세 멤버를 비롯해 최선용(베이스) 최찬미(피아노) 김하일(일렉기타) 최은수·김규빈(영상팀) 남헌우(마케팅디렉터) 박준우(경영디렉터) 등 10명으로 구성된 팀입니다. 한씨는 “대다수가 호원대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선후배 사이”라며 “각자 음악 활동을 펼치다 하나님을 함께 찬양하고 싶은 마음에 의기투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도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지난해까지 매달 한 곡씩 음원을 발표했다고 합니다.
자작곡 외에도 기존 CCM을 히스플랜의 스타일대로 편곡한 곡과 크리스마스 음원까지 꾸준히 내면서 그해 12월 정규 앨범까지 만들었습니다. 이씨는 “지난해 발표한 곡이 27곡이었다. 매번 뮤직비디오까지 찍었으니 정말 부지런했다”며 “각자 생업이 있어서 겨우 시간을 맞춰 새벽 5시까지 작업할 때도 많았는데 서로 호흡이 잘 맞아 힘들지 않고 재미있었다”고 전했습니다.
작사·작곡한 ‘Need you, Lord’는 그가 오랫동안 아껴둔 곡입니다.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 시즌 2’ 준우승자인 그는 “언젠가 가장 멋진 순간에 내 앨범으로 발표하고 싶어서 가지고 있던 곡”이라며 “그런데 히스플랜 곡으로 내야겠다는 결심이 섰고 전혀 아깝지 않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후 팀원들의 편곡으로 원래 서정적이었던 곡 분위기가 강력해졌다고 하는데요. 마음이 힘들었을 때 오직 하나님에게 기댈 수밖에 없었던 절절한 마음을 가사에 담아 세상에 나왔습니다.
“저는 목회자(이수영 새문안교회 원로목사)의 딸이지만 저만큼 교회에서 봉사 안 했던 사람도 없었을 거예요.(웃음) 그런데 예능교회 찬양팀으로 활동하면서 가요만 불렀던 제 달란트가 처음으로 하나님을 위해 쓰였다는 것에 감격했을 정도로 저의 신앙도 성숙해졌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히스플랜을 통해 찬양할 수 있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고요. 지금은 준이와 함께 개척교회인 라이프처치로 옮겨 또 예배팀으로 섬기고 있습니다.”
지난달 ‘나의 사랑하는 책’ 등 찬송가 3곡을 리메이크한 앨범을 발표한 히스플랜은 앞으로도 기독교인과 비기독교인 모두에게 감동을 주는 곡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박씨는 “지난해는 우리의 가능성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던 해였다면 앞으로 좀 더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무료로 녹음실을 빌려준 디에녹스튜디오 등 히스플랜을 물심양면으로 도와준 많은 사람에게도 감사를 표했습니다.
“팀 이름처럼 우리에겐 계획이 없지만 우리를 향한 하나님의 계획이 있었다는 걸 확실히 깨달았습니다. 기독교인 특히 청년 중에도 교회에서 겉돌고 예수님에 대한 진정한 믿음이 없는 이들이 많은데 우리의 마음을 담은 솔직한 찬양을 통해 그들이 변화되고 예수님을 다시 새롭게 만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한씨)
박용미 기 m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