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믿을 건 안전자산? “금값 3000달러 갈 수도”

입력 2024-03-07 04:03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6일 한 시민이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 앞을 지나가고 있다. 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국제거래기준 금값은 온스당 2116.1달러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2100달러를 넘어섰다. 연합뉴스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새로 쓰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과 위험자산 조정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맞물리면서다.

6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전날 금값은 국제거래기준으로 온스당 2116.1달러에 거래됐다. 국제 금 시세가 2100달러를 넘어선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5일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4월 인도분 금 선물 가격은 전날보다 0.73% 오른 온스당 2141.90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지난달 29일 이후 가파른 상승세다. 최근 뉴욕 증시와 비트코인 등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하자 대표적인 안전자산인 금에도 빠르게 매수 수요가 붙는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주식 등 위험자산의 조정을 예상한 일부 투자자들이 이동한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1일 발표된 미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도 시장 예상을 밑돌면서 주식시장 조정 위험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금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오는 6월 금리가 0.25% 포인트 인하될 가능성을 55%로 보고 있다. 기준 금리 인하로 달러가 약세로 전환하면 대체 관계에 있는 금 가격이 오름세를 보인다. 여기에 중동 전쟁 장기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점도 금값 상승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에서는 금값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씨티그룹은 25% 확률로 올해 하반기 금값이 23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고 예상했다. 향후 12~16개월 내 3000달러 도달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독립 애널리스트인 로스 노먼도 연준의 금리 인하 등을 고려하면 향후 6개월 내 금값이 2300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한편에선 금값을 끌어올릴 추가적인 요인이 부족하다는 분석도 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의회 증언과 고용지표에서 시장 충격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단기 과매수 상태에 대해 되돌림 약세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준희 기자 zuni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