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기 디딤돌가족 참여 청년 90% “멘토링 정서적으로 도움”

입력 2024-03-07 04:04
지난해 7월 1일 서울 서초구 한국컨퍼런스센터에서 열린 ‘디딤돌가족’ 멘토 교육에 참석한 삼성 임직원 30명이 전문가 강의를 듣고 있다.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보다 전문적인 멘토링을 진행하고자 실시한 교육이다. 교회 신도 30명은 온라인으로 참석했다. 권현구 기자

“멘티와의 교감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프라인 멘토링을 위한 지원 확대가 필요합니다.” “멘토 역량이 부족하다는 걸 절감하기도 했습니다.”

자립준비청년과 삼성 임직원, 교회 신도를 멘토와 멘티로 잇는 ‘디딤돌가족’ 1기에 참여한 멘토들이 남긴 후기다. 지난해 8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안고 출범한 디딤돌가족은 희망과 절망이 교차한 가운데 적잖은 과제를 남겼다.

삼성이 지난 1월 19~22일 디딤돌가족 1기에 참여한 32명의 멘토 의견을 무기명으로 모은 결과 ‘멘토링 활동에 만족한다’는 긍정 응답률은 72%였다. 디딤돌가족 2기 멘토로 지원할 의향을 묻는 항목에선 10명 중 7명(69%)이 ‘있다’고 답했다. 디딤돌가족 1기 멘토와 멘티는 지난해 하반기 평균 7.9회 멘토링을 진행했다. 목표치인 10회기를 완료한 디딤돌가족은 총 43명이었다. 삼성은 자립준비청년 멘티에게 인당 장학금 50만원을 ‘선물’로 지급했다.


디딤돌가족 1기 교육을 맡은 사단법인 야나가 멘티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85%가 ‘멘토링 활동이 도움이 된다’고 했다. 특히 ‘정서적으로 힐링이 되고 의지가 되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90%에 달했다. 한 멘티는 “짜인 프로그램에 맞추는 게 아니라 커스터마이징처럼 원하는 것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다. 진로뿐 아니라 내 생각이나 마음을 지지해주는 어른이 있다는 데 정서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해 왔다.

디딤돌가족 1기는 값진 경험담을 들려줬다. 대구동신교회 김재민 멘토는 삼성 희망디딤돌 대구센터에 사는 멘티가 원하는 미래를 구체적으로 그려준 일화를 전했다. 멘티는 대학원 진학의 꿈을 갖고 있었으나 현실적인 어려움 앞에 망설이던 상황이었다. 대학교수인 김 멘토는 야간 대학원과 장학금 제도에 대한 정보를 주고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교수와의 만남을 주선해줬다. 삼성 임직원 송민우 멘토는 멘티가 희망디딤돌 충남센터로 입주하는 날 직접 이사를 도와주면서 유대를 쌓았다. 멘티가 원하는 진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설비 분야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고 희망디딤돌 2.0 직무교육 과정에 지원해 교육을 받도록 이끌어줬다.

디딤돌가족 1기는 활동 기간이 끝나 해산했지만 멘토와 멘티의 인연은 끝나지 않았다. 부산수영로교회 강지수 멘토는 삼성 희망디딤돌 경남센터에 사는 멘티와 아동보호시설 봉사활동을 함께하면서 주기적으로 만남을 이어가기로 약속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디딤돌가족 1기 운영에 아쉬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멘티와의 소통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마음고생을 한 멘토도 있었다. 이에 오는 5월 꾸릴 디딤돌가족 2기는 1기의 경험을 자양분 삼아 새롭게 출범한다. 디딤돌가족은 100명으로 증원한다. 삼성 임직원 50명과 일반인 50명(교회 신도 30명과 한국코치협회 20명)을 모집한다. 전문적인 코칭스킬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을 참고해 한국코치협회와 협업하고 코칭 기술을 강화하는 게 큰 특징이다. 멘토와 멘티의 대면 접촉 기회를 늘리기 위해 삼성이 교통비를 실비로 지원하고 코칭 시 사용하는 대표적인 도구(강점 진단, 커리어 로드맵 등)에 드는 비용도 내준다. 멘티 모집 대상은 희망디딤돌 2.0 교육생으로 넓힌다.

김혜원 기자 kime@kmib.co.kr